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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 Rain, 1966년 작 한때 이런 괴소문들이 있었다. 서태지 노래를 거꾸로 돌려 들으면 "피가 모자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 방실이 노래를 거꾸로 돌려 들으면 "털이 모자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 최초는 서태지의 라는 노래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바리에이션도 참 많다. 그렇다면 '거꾸로 돌려 듣는 것'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는 말을 ".다신가어들 에방 가지버아"라고 읽는다고 되는게 아니다. '음절'단위로 제대로 돌려 말해야 한다. "높이높이 날아라"를 음절단위로 거꾸로 돌려서 말하면 "ㅏ라ㅏㄹ 이폰이폰"이 되는데, 이를 그대로 녹음해서 거꾸로 들어보자. "높이높이 날아라"라고 그나마 어색한 발음으로라도 나오는 것을 귀로 듣고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노래를 만드는 등의 기법을 '백마스킹.. 2020. 6. 2.
星野源、<恋> 호시노 겐, <코이> 싱글 일본 드라마 의 주제가인 "코이"(恋)가 수록된 싱글이자, 그 드라마에 주연으로 등장했던 뮤지션 겸 배우, 호시노 겐 星野源이 만든 싱글이다. 일본 아마존에서 대략 1400엔을 주고 구입했으며, 배송비를 포함하여 2000엔이 조금 넘게 들었다. 원래는 기회가 닿으면 조만간 호시노 겐의 앨범과 함께 도쿄에서 직접 구입하려 했으나, 최근 시국이 시국인지라 도쿄에 방문하기 어려워졌기에 부득이 일본 아마존을 통해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주제곡 의 가사가 참 좋다. 가사도 너무 무겁지도 않으면서도, 또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게 좋다. 원작자인 호시노 겐의 말에 따르면 "동성애, 이성애, 결혼을 전제로 하건 하지 않건, 어떤 형태로든 '사랑'이 무엇인지를 담아보려했다"고 언급했다는 카더라가 있기는 한데, 그.. 2020. 3. 23.
칼 뵘이 지휘하는 모차르트 레퀴엠. 혼란하다 혼란해. 이쪽도 저쪽도 가치나 철학을 두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지게' 할 것인지 이야기 하기보단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말초적인 자극을 줄 것인지에 대해 골몰하는 것 같아서. 다른 누구를 탓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내 스스로의 과문함, 우둔함을 탓해야지 어찌하겠는가. 모차르트가 이 곡에 대해 친구에게 이탈리아어 편지를 남긴 내용 중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고 한다. "저는 저의 재능을 충분히 펼치기 전에 마지막에 다다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참으로 아름다운 거죠. 삶은 행복의 전조 하에 시작을 고했던 겁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아무도 스스로 평생을 결정하지 못합니다. 섭리가 바라는 대로 가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여기까지 쓰죠. 이것은 제 죽음의 .. 2020. 3. 17.
The Beatles, <Rubber Soul> 1950년대 후반, 캐번 클럽이나 함부르크의 펍에서 매일 밤 박봉과 각성제에 괴롭힘을 당했던 이들은 1962년 메이저 데뷔 이후 영국, 유럽 그리고 전 세계를 제패한 아이돌이 된다. 그러나 자신들의 '음악'을 듣기보단, 그저 자신들 그 자체. Fab Four의 존재에 집착하며, 음악을 듣지 않고 공연장에서 그저 '꺄악'거리기만 하는 청중들에 피곤함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다. 1965~1966년은 비틀즈 멤버 4명(Fab Four)에게도 꽤나 큰 전환기였다. 어깨 들썩거리는 로큰롤이나 러브송을 조금씩 벗어나 자신만의 '철학'이 들어간 노래를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조금씩 절정에 달하기 시작한 때가 바로 1965~1966년이다. 그렇게 과 앨범이 탄생했다. 각각 비틀즈의 '따스함'과 '차가움'을 보여주는 앨.. 2020. 3. 1.
말러, 교향곡 5번. 신체적인 피로는 잠을 자서 풀어주고, 정신적인 피로는 음악을 들으며 풀어주는게 좋은 법이다. 첫 악장 트럼펫 팡파르는 딱 듣자마자 "어, 이것은 결혼 행진곡 이난가!(정확히는 멘델스존의 '축혼' 행진곡이지만)"라고 느끼다가 어느새 뭔가 어색한 네번째 멜로디에 갸우뚱 하게 될 것이다. 첫 악장은 누군가의 결혼을 축하한다거나, 어느 기쁘고 즐거운 일을 기념하고자 하는게 아닌 "장송행진곡"(Trauermarsch)이기 때문이다. 대놓고 악장의 이름이 그러하다. 그냥 들어도 비극적이고, 주인공이 한없이 세상의 매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모습이 나오는 영화를 떠올리며 들어도 좋을 그런 작품으로 느껴질것이다. 일단 1악장은 악장 제목부터가 대놓고 그러하기 떄문이다. 장송행진곡.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노래다. 그러다 .. 2020. 2. 28.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브루크너 교향곡 8번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들 중 하나인 빈 필하모닉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지휘자는 독일 출신의 크리스티안 틸레만이다. 레퍼토리의 범위가 좁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며, 극우파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정통 독일계 인사로서, 또 실력있는 지휘자로서 그 이름이 높은 사람이다. 바그너, 브루크너, 베토벤 등 독일계 작곡가들의 작품에 대한 해석 역시 일품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그러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세계구급 지휘자가 우리나라를 찾았다. 티켓 값은 꽤나 비쌌다. R석이 43만원이고, 가장 싼 가격의 좌석도 7만원이었다. 나는 R석을 선택했다. 당장 티켓 가격만 보면 분명 돈낭비한다 할 만도 할 가격이다. 그러나 빈 필하모닉과 틸레만의 연주를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러한 나의 생각과 믿.. 2019.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