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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뉴스 칼럼] '일도쾌차一到快差'는 없다. 한의사로 일한지 십여 년이 되어간다. 나름대로 좋은 수능 성적 받고 한의과대학에 입학하였고, 졸업을 하였다. 그리고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여 면허를 받았을 때의 그 마음을 최근 들어,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면허를 받았다는 것은 이제 '학생'이 아닌 정식으로 '사'자를 달았음을 의미한다. 이때의 마음, 즉 초심(初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금언(金言)이지만, 이게 막상 실제 생활에서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예수와 공자, 소크라테스와 석가모니가 현세에 다시 나타나 살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한의사로서의 나의 첫 마음은 모두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이웃집 선생이 되자는 것이었다. 한의사로서 일하다 보면,.. 2024. 9. 9.
[부천뉴스 칼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을 신(信)' 1392년, 이성계는 조선 왕조를 건국한다. 이전 왕조인 고려를 계승한 조선은, 지금의 서울인 한양을 도읍으로 결정하게 된다. 조선 왕조 극초기엔 이전 고려의 수도 개경(지금의 개성)을 임시 수도로 활용하였으나, 이내 지금의 서울로 천도한다.  조선 왕조는 철저한 유교 정신에 입각하여 세워진 국가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교 정신의 핵심 가르침 중, '사람이 마땅히 갖추고 행해야 할 5가지 덕목'을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정하였고, 조선 왕조는 특별히 이 다섯 가지 덕목을 수도 한양의 지명 또는 건축물의 이름 속에 담아내어 왕조의 통치 철학을 널리 알리고, 수도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려 하였다. 그리고 이 노력들은 지금도 서울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으며, 누구든지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세히 알아보자. .. 2024. 9. 5.
[부천뉴스 칼럼] 지금은 복습이 필요한 때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작가의 신간 을 읽었다. 이 작가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평가하고, 또 그 내용을 '내면화'하고 한 번 더 깊이 생각하는 과정에서는 작가와의 친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일단 책의 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이다. 그냥 죽는다는 표현도 아니고, 무려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자살'하는 중이라 한다. 책의 내용은 더욱 놀랍다. 단순한 사회에 대한 저자의 인상비평은 넘었다. 인용 가능한 객관적인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이 나라가 왜 스스로 죽어가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읽으면서 느꼈고, 다 읽고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정말로 우리나라는 '자살하고' 있다는 것을. 청년세대의 담론들 중 '헬조선', '지옥불반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지옥을 뜻하는 헬(Hell)에, 우리.. 2024. 8. 14.
고레에다 히로카즈, <좀도둑 가족 万引き家族> (한국 제목 : "어느 가족") -'니세모노'(가짜)보다도 못한 '혼모노'(진짜)들의 세상에 던지는 '니세모노'의 깊은 돌직구.- 2024. 8. 7.
日常遺憾 지난 주 일이었다.언젠가 '동네 형님'들과 새벽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횡단보도 옆엔 신축 오피스텔이 있고, 그 오피스텔 입구엔 작은 정자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벤치 위에 뭔가 시커먼 것이 올려져 있어 취기에도 궁금증이 몰려와 한번 다가가 그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검은색, 가죽 소재의 작은 손가방이었다. 겉에 새겨진 모양새를 자세히 보니 루이비통에서 만든 것이었다. 일단 그것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여부를 떠나 누군가가 그냥 흘리고 갈 리는 없다고 판단했고, 길 건너면 바로 경찰 지구대가 있어 가져다주려는 생각에 벤치로 다가갔다가 잠시 멈춰서게 되었다. 수 년전 있었던 '작은 비극'이 생각나서였다.우선 경찰조직 전체를 비하하고자 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 2024. 8. 7.
빔 밴더스, <퍼펙트 데이즈> 2회차. 그리고 야쿠쇼 코지의 무대인사. 1. 2024년 7월 21일, 아침 10시 10분.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일본의 명배우 야쿠쇼 코지를 만났다. 영화가 끝난 뒤의 씨네토크가 아닌 10여분 간의 무대인사로만 야쿠쇼 코지, 그리고 각본가인 타카사키 타쿠마, 제작 담당 야나이 코지씨를 만난건 상당히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학부시절 좋은 교양과목(* 평범한 대학 학부생에게 '좋은 교양과목'이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 수강신청도 제대로 못해본 내가 이런 예매는 또 기깔나게 잘 해낸 것에 대해 쓸데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이런 예쁜 쓰레기 같은 인생.2. 어느 배우든 훌륭하지 않은 사람 없다지만, 일본 배우들 중 꿈에 그릴 정도로 동경하는 배우를 하나 꼽으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바로 야쿠쇼 코지를 꼽는다. 그 꿈에 그리던 사.. 202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