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94

이창동, <가능한 사랑> 1. 이창동 감독의 자서전 같은 이야기. 여성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예지(조여정 분)를 내세우지만, 사실 그 인물은 이창동 감독 본인의 화신(化身)일 것이다. 영화감독은 필연적으로 카메라를 통해 타인의 모습을 '훔쳐' 찍고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예지는 그렇게 카메라를 통해 미옥(전도연 분)과 호석(설경구 분)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노력한다. 그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과연 그것은 진짜 그들을 사랑해서 다가간 것이었을까?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기 위한 욕심을 '사랑'으로 포장하며 '친한척'하려 다가간 것이었을까? 만약 그게 정말 '사랑'이라면, 그 사랑은 '가능한' 사랑일까?2. 영화 초반부터,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문구를 뱉어낸다. 가톨릭 십계명의 제 9 계명의 내.. 2026. 10. 14.
엔젤라 네이글, <인싸를 죽여라 Kill All Normies> 이 책에 대하여 좋은 후기를 글로 남기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역자(譯者)의 코멘트에 감화되었고, 나는 그 이상으로 이 책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남기기 어렵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역자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남이 차려낸 밥상에 수저만 고이 얹자는 심정으로 동어반복을 약간 해보고자.(... 전략 ...) 네이글은 오늘날 대안우파가 자신들의 반인륜적 망동들을 합리화하는 논리가 68혁명을 위시한 신좌파 운동에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요컨대 '(기존)권위에 저항해야 한다'는 당위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채로 전복과 위반이라는 가치를 무분별하게 상찬해왔던 끝에, 권위가 해체된 뒤 생긴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빈지라에 극우의 상징들이 비집고 들어가 준동.. 2026. 10. 11.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 말하는 것도 용기가 꽤나 필요한 일,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 말 하고, 글을 쓰는 일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세상엔 아름다움을 창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대체로 우리는 후자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평론가'라 이른다. 창작자와 평론가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숙명적 관계를 지닌다. 창작자는 어찌됐든 자신이 아름답다 생각, 아니 '믿는'것을 창작해내고 평론가는 이를 두고 무엇이 아름다운지를 찾아내고 그것을 말, 글, 몸짓 등으로 표현하고 알린다. 여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그 '용기'는 많은 지지를 받는 창작자를 '감히' 비판할 용기, 등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다.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 그 자체를 의미한다. 최근들어 내가 느끼는 결핍이요 스트레스, 그러나 뒤집어보면 갈망.. 2026. 9. 2.
김근호 감독, <월남보살> 코미디는 그저 웃겨서 코미디가 아니라, 인간의 칠정(七情)을 아름답게, 맛있게, 멋있게 버무렸으니 코미디가 되는거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 사회 하면,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잊어야 한다. 국제결혼과 다문화가정은 점차 많아지고, 흔해지고 있다.. 이미 우리는 '흑인 한국인'과도 함께 어울려 국밥을 먹고 소주를 마시고, '백인 한국인'과도 월드컵 응원을 같이 하며 맥주 한잔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런 '현실'을 담은 빼어난 영화가 있으니, 그 제목 되시겠다.영화속 주인공, 수연은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출신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다문화가정 2세 고교생이다. 그런 다문화가정에서 성장한 아이, 수연에게 신기(神氣)가 보인다.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신병(神病)으로 고생하고,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진다고 한다. .. 2026. 7. 18.
홍상수, <그녀가 돌아온 날 The Day She Returns> 1. 홍상수 감독의 예전 작품, 의 영문 제목이 'The Day He Arrives'였기에, 이와 관련이 있을까? 했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2. 송선미 배우는 여전히, 억수로 아름답다.3. 세 명의 영화 기자와의 인터뷰. 비스무리 한 듯 하지만, 다른 내용의 이야기가 오고가나, 모든 인터뷰의 말미에서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세 번이 반복된다. 영화 기자들의 질문도 같았다. "마지막으로, (이제 중년이 된 배우로서)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4. 극 중에서 십수년 만에 연기에 복귀한 사람은, 다시 연기 수업을 듣는다. 낮에 있었던 인터뷰 상황을 다시 연기한다. 연기 속의 연기. 받아주는 박미소 배우의 옆모습 (정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마저 아름다웠다. .. 2026. 7. 4.
부럽지가 않아. 전혀.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나는 정말 막 살고 못 살아왔긴 하다. (사실, 사석에서는 난 엄청난 '비속어'의 황제다. 창의적 욕이 궁금하다면, 나와 술을 마셔보기를 권한다.) 그래도 나름대로 부모님이 절치부심 노력하셨고, 나 역시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자 마음먹고 행동하여, 지금 이렇게나마 살게 되어 참 다행이다. 나와 우리 가족들만의 노력이 아닌, 주변에 감사한 이들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삶이다.고-오급 아파트는 아닐지언정, 나는 부모님께 자가로서 빌라도 하나 사드렸고, 나도 나름대로 1주일에 두 번은 집 근처 고급 중식당 가서 탕수육 시켜먹어도 문제 없을 수준으로 먹고는 사니, 어찌보면 참 감사한 일이다.그러나 철이 없던 시절엔, 소위 말하는 '금수저', '출생 즉시 삼루타'친 이들이 그냥 마냥 .. 2026.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