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홍상수 감독의 예전 작품, <북촌방향>의 영문 제목이 'The Day He Arrives'였기에, 이와 관련이 있을까? 했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 송선미 배우는 여전히, 억수로 아름답다.
3. 세 명의 영화 기자와의 인터뷰. 비스무리 한 듯 하지만, 다른 내용의 이야기가 오고가나, 모든 인터뷰의 말미에서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세 번이 반복된다. 영화 기자들의 질문도 같았다. "마지막으로, (이제 중년이 된 배우로서)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
4. 극 중에서 십수년 만에 연기에 복귀한 사람은, 다시 연기 수업을 듣는다. 낮에 있었던 인터뷰 상황을 다시 연기한다. 연기 속의 연기. 받아주는 박미소 배우의 옆모습 (정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마저 아름다웠다. 잠시 영화가 멈춘 것 처럼 대사 없이, 표정의 변화도 없는 '딜레이'가 있어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일종의 '여운'이었다. 이젠 영화에 동양 수묵화 스러움까지 묻혀 내보내시는지요, 홍 감독님.
5. 홍상수 감독 영화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인데, 마시는 사람이 문제이지 술 자체엔 잘못이 없다. 잘 활용하면 모든 인간관계의 구리스가 되어주는 것 아니겠는가. 맥주 한잔을 나눈 인터뷰어들과의 대화는 조금씩 더 자연스러워진다. 그러다 연기학원 선생과는 맥주 한잔을 나누려다, 집에 딸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가야 한다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거기서 고무줄이 탄성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뚝 끊기듯 영화가 끝난다.
6. 홍상수 감독 데뷔 30년 차. 지금 이 <그녀가 돌아온 날>까지 장편 영화는 서른 네번째. 쉼 없이 달려왔고, 사실상 매 년 한 씩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런데 아직 그의 카메라의 전원은 꺼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 서른 다섯번째 작품이 벌써 기대가 된다. '그녀'가 돌아왔다 하니, '그녀'가 다시 주연배우로 나서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를 가져보려 한다. 제작실장이란 이름보다는 '그녀'가 '배우'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6. 7. 4. 세 번 영화를 보고 나서야, 이제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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