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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世の中

[부천뉴스 칼럼] 지금은 복습이 필요한 때

by 이웃집박선생 2024. 8. 14.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작가의 신간 <자살하는 대한민국>을 읽었다. 이 작가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평가하고, 또 그 내용을 '내면화'하고 한 번 더 깊이 생각하는 과정에서는 작가와의 친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일단 책의 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이다. 그냥 죽는다는 표현도 아니고, 무려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자살'하는 중이라 한다. 책의 내용은 더욱 놀랍다. 단순한 사회에 대한 저자의 인상비평은 넘었다. 인용 가능한 객관적인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이 나라가 왜 스스로 죽어가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읽으면서 느꼈고, 다 읽고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정말로 우리나라는 '자살하고' 있다는 것을.

청년세대의 담론들 중 '헬조선', '지옥불반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지옥을 뜻하는 헬(Hell)에, 우리 대한민국의 바로 옛 국호(國號)인 '조선'을 붙인 말이다. ‘지옥불반도’란 말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를 영토로 하고 있는 것을 두고 지옥이란 말을 붙여 지금 이 나라가 극한의 경쟁사회, 피도 눈물도 없는 사회가 되었음을 풍자하는 말이다. 조금 더 이 세상을 살아보고, 또 '견뎌온' 어른들의 입장에선 청년들의 이 말이 하찮은 엄살로 치부될 수도 있겠으나, 객관적으로 세상은 정말로 빠르게 변해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하찮은 엄살만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자살하는 대한민국>에서 작가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 죽어가는 대한민국을 이대로 수수방관하자는 것이 아니다. 훗날 나라를 잃어버리는 아픔을 또다시 겪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 죽어가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力說)한다. 또한 이 책에서 작가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칼로 베고 찔러야만 하는 것을 멈춰야 하고, 어떻게든 타인을 속여야만 내가 잘살게 되는 비뚤어진 사회구조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깊이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을 주장한다.

책장을 덮고 나서 나는 또 깊은 고민을 했다. 스스로 죽어가는, ‘자살하는 대한민국’에 대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고민 끝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는 소결에 이를 수 있었다. 아, 지금은 우리 모두가 자꾸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를 행하려 하면서 정력을 낭비하기 이전에 지나간 것들에 대한 철저한 복습과 반성을 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라는 생각에 이른다. 이는 옛것을 익히고 그것으로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뜻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비슷한 사례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백 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또 그만큼의 폐해를 우리는 몸소 겪는 중이다. 법과 제도는 물론, 문화 전반적인 면까지 우리가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을 복습해야 할 것이 산더미이다.

법률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개정 등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문제가 불거지면 그때그때 바꾸려 드는 것을 언제까지 지켜보기만 해야 할까? 문화 역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것을 지나치게 고집하려만 들거나 반대로 새로운 것에 대한 무분별한 수용으로 구세대와의 불필요한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언제까지 반복하고 살아야만 하는 걸까? 이제 잠시 멈춰서서 생각해 볼 때다.

지금까지의 우리 모든 것을 풀어놓고 정리하고 복습해야 할 때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미봉책이 아니라 근본적 해결책이며, 더 나아가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살아가고자 함이다. 지금은 그저 내 스스로부터 잘 해야한다는 생각만을 갖고 있을 따름이다.

 

지금은 복습이 필요한 때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작가의 신간 을 읽었다. 이 작가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평가하고, 또 그 내용을 '내면화'하고 한 번 더 깊이 생각하는 과정에서는 작가와의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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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