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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루틴, 나의 '퍼펙트 데이'. 1. 타인의 말을 듣다가 갑자기 남의 말을 자르고 불쑥 내가 말을 하고 싶어진다면, 내가 존나게 똑똑하다고 착각하는건 아닌지 속으로 잠시 멈추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분명 멍청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똑똑한 놈은 아니다.2. 집에 돌아와 를 보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편하게 볼 수 있었지만, DVD를 소장하고 있기에 직접 디스크를 꺼내 드라이브에 넣고 영화를 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었다. 정확히는 오는 일요일, 일본의 대 배우이자 연기의 신神이라 불리우는 야쿠쇼 코지役所 広司의 방한 겸 무대인사 때문에 다시 꺼내본 것 맞다.3. 오오누키 타에코大貫 妙子의 목소리를 어렵게, 현학적으로, 철학적이며 언어적으로 심플하면서도 화려하게. 네이팜처럼 차가웁게, 철조망처럼 부드럽게. 그렇게 표현하고 평론을 할.. 2024. 7. 18.
우리에게 남겨진 여러가지 숙제들, 1. 미풍양속과 그 전통의 아름다운 전승 내지는 계승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어차피 지나치게 빠르게 성장해서, 그만큼 빨리 죽어버릴지도 모를 이 나라에서 무얼 더 바라랴. 다만, '엘리트'를 참칭 호소하는 이들이 남긴 헤리티지라곤 오직 시험성적과 세습밖에 없는 것을 어떻게든 이게 '상식'이라 포장하려 드는 모습을 보고, 그냥 나는 평생 개돼지로 살아도 좋으니 저들의 음낭을 콕 하고 물어 뜯는 즐거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이왕 X알을 물어 뜯어 찢어버린다면, '엘리트'를 자칭하는 이들의 것을 그렇게 해주자.2. 현재 이 나라의 정치 세력, 즉 정당을 중심으로 두고 보자면, 빨간색은 태생부터 자기의 피와 살은 '너희들과 다르다'를 외치고자 하는 시대착오적 우생학자, 네오나치들과 다를게 없는 놈들인데, 파란색.. 2024. 7. 18.
"소홀했는가?" 미얀마에서 온 90년생 환자가 내 진료실을 찾았다. 근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이다. 일을 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통증으로 나를 찾았다. 영어는 불가했지만, 한국어를 일단 알아 들을 수는 있기도 하고, 간단한 대답은 할 수 있었지만, 무언가 복잡한 내용을 설명하려니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처음엔 미얀마, 즉 버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내 머릿속에 있는 미얀마에 대한 정보는, 태국 서쪽의 나라이자 아웅산 수치 여사로 유명한 나라라는 것 뿐이었다. 그 때문에 언어나 문자를 무엇을 쓰는지도 처음에 감이 잡히지 않았으나, 같이 온 직장 동료(베트남인, 이 사람은 한국어가 유창하다.)가 "이 친구들도 자체 언어가 있어요 선생님!"이라 말해주어, 곧장 '버마어' 항목을 찾아 번역.. 2024. 7. 10.
스티브 맥퀸, <셰임 SHAME> 1. 사실 10여년 전, 이 작품의 예고편을 보고 "아오 또 뉴욕 여피놈년들이 일하고 술먹고 XX하고 그런 이야기겠지."하고 덮어놓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다시 이 작품을 접하니, 이거 예술이네.2. 자신의 은밀한 취미, 취향 등이 타의에 의해 드러나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게 이 영화의 제목 의 전부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3. 주인공의 정사씬을 보면, 분명 찐하긴 찐한데 전혀 제대로 된 정신머리를 가진 상태에서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있다. 눈이 일단 썩은 동태눈 내지는 서울 비둘기 눈깔이다. 실로 영혼없는 그짓.4. 평소에도 전형적인 성공한 소시오패스처럼 행동한다. 영혼없이 행동한다. 심지어 직장 상사와 같이 찾아간 어느 술집에서 어떤 여자를 꼬드기려 들 .. 2024. 7. 8.
빔 밴더스, <퍼펙트 데이즈> "나중은 나중, 지금은 지금!" 「今度は今度、今は今。」인생은 딱 한번뿐이니, 아무렇게나 계획없이 멋대로 살자는 소위 '욜로YOLO'를 말하는게 아니다. 본인 스스로가 매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내는 하루는 소중하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뻔한 이야기다. 그래. 심히 뻔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매일 자신이 겪는 '루틴'이 뭔가 지겹고 짜증난다 느낄때면 이 영화를 보라 자신있게 말해주고 싶다. 그 뻔한 이야기를 야쿠쇼 코지라는 일본이 낳은 불세출의 명배우가 '몇 안되는' 대사. 그리고 절제된 몸짓, 표정 등을 통해 이야기해준다. 야쿠쇼 코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야쿠쇼 코지니까 할 수 있는 연기로서 말해준다.권위에 기댄 오류를 범하려는게 아니다.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이 왜 야쿠쇼 코지를 남우주연상.. 2024. 7. 5.
홍상수, <그 후> 1. 영화 맨 마지막, 출판사 사장(권해효 분)은 여주인공(김민희 분)에게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책을 선물로 준다. 아마도 영화와 같은 제목의 라는 소설책일듯 싶다. 아직 내가 나쓰메 소세키의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풀어내긴 어렵다. 하지만 홍상수 영화가 늘상 그러하듯, 소설책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은 긴밀한 관계를 갖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냥 '영화적 장치'의 하나 정도일듯. 2. 아마 '그 후'라는건, '바람을 피운 후'를 의미하는건지 모르겠다. 여튼 주인공 출판사 사장은 출판사 직원과 바람을 피우는 사이가 맞다. 그 와중에 사장 아내는 또 다른 출판사에 들어온 직원(김민희)을 상간녀로 오해하여 손찌검을 하고 욕설을 퍼붓는다.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 자신이.. 2024.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