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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Piano Trio No.7 "Archduke"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겠으나,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작품들 중 가장 잘 알려진 것들이 무어냐 묻는다면 나는 5번 "유령 Ghost"과 5번 "대공 Archduke"을 꼽을 것이다.베토벤이 고전파 음악가라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베토벤의 작품 몇가지를 찾아 듣다보면 기본적으로 웅장함(특히 교향곡) 또는, 엄격-근엄-진지 즉 '엄근진'을 깔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 바로 이 피아노 트리오 7번 '대공'은 그런 모습보다는 베토벤의 음악이 이렇게 겸손(?)했던가? 하는 반응을 자아내게 만든다.특정 악기'만'을 튀게 하지 않는다. 세 악기 소리가 거의 고르게 들린다. 그래서 나에게 그런 반응을 이끌어냈는지도 모른다. 참, 겸손한(?) 작품이구나. 하고. 이 작품이 왜 겸손한(?)건지 천천히 자료를.. 2018. 3. 25.
W.A. Mozart - Eine kleine Nachtmusik 이걸 모차르트가 쓴 곡인지. 언제 작곡했고, 어떤 형식을 가졌으며 어떤 예술적 의의가 있는진 몰라도 이 곡을 태어나서 한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지싶다. 특정 악장에 국한된게 아니라 '모든 악장'이 그러할 것이다. 하다못해 수도권 전철 1호선에서도 들을 수 있으니까.살리에리가 모차르트에게 질투를 느껴서 죽였네 마네하는 이야기는 항간에 떠도는 전설따라 삼천리 수준의 낭설이지만, 이걸 들으면 그럴법도 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실제 영화 에서도 반쯤 정신이 나간 살리에리가 신부神父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며 이 음악을 흥얼거리기도했다."신부님, 이건 들어보셨소?""아, 압니다! 그것도 살리에리 선생이 작곡했습니까?" "...... 아니오, 모차르트가 쓴 곡이오." 2018. 2. 19. 2018. 2. 19.
"Romantische"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펼쳐져 있다. 그러다 이내 여명의 선잠을 깨우는듯한 호른 소리가 들린다. 분명 들리는 소리는 오케스트라 호른인데, 만년설로 덮인 산봉우리가 곧바로 보이는 북유럽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브루크너의 (공식적으로는) 네번째 교향곡인 "낭만적"(Romantic, Romantische) 내림마장조 첫 악장의 도입부에서 들리는 소리다.현악기의 트레몰로로 시작하는 브루크너 특유의 '브루크너 오프닝'은 몽환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특별히 여기서는 "낭만적"이란 제목을 붙여 동이 트기 직전 가장 어두운 때의 새벽 안개가 눈 앞에 펼쳐진 듯한 인상을 느끼게 한다. 그러다 이내 동이 트기 시작하며 새벽의 선잠을 깨우는 듯한 호른 소리가 들린다. 잠에서 일어나고 나면 현악 5.. 2017. 12. 18.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1.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Christoph Eschenbach피아니스트로도 지휘자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2016년 1월 9일, 정마에(정명훈)가 떠난 서울시향 첫 연주회에서 이분을 바로 내 눈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내 자리는 포디움 바로 앞이었다. 음반 자켓으로만, 또 유튜브 영상으로만 만나보았던 사람이 바로 내 눈 앞에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2. 음악가? 영화배우? ... 당신은 누구시온지?숱 하나 없는 머리. 또 우리가 흔히 지휘자 하면 생각하는 연미복이 아닌 뭔가 인민복(?)같은 옷. 흡사 마블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프로페서X같기도 한 이 사람을 누가 처음 딱 보고 음악가, 그것도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라 할까 싶은 '망측한'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그가 그날 연주한 작품과 잘 어울리는 .. 2017. 11. 10.
첼리비다케, 그리고 브루크너 세르주 첼리비다케(Sergiu Celibidache), 루마니아 출신의 명지휘자다.이 사람의 지휘자로서의 실력은 나중에 논해보더라도 이 사람의 연주엔 특이한 면이 한 가지 있다. 같은 작품이라도 첼리비다케가 지휘한 작품은 10분~20분 정도 러닝타임이 더 길다. 그의 연주시간이 긴 이유는 그가 같은 작품을 다른 지휘자들과 달리 느리게 연주하기를 지시하기 때문이다. 첼리비다케가 선불교 신도이기에 참선하는 기분으로 지휘를 구상한다는 소리도 있고, 실제 그가 "느려야 진정한 음악의 미가 나온다."는 어록을 남긴 바 있는데 모든 '설'(說)들은 제쳐두고서 그의 연주 그 자체만 보았을땐 가파르고 높은 산을 힘겹게 올라갔다가 끝내 정상에 오를때 환희를 함뿍 느껴주게 하듯, 뭔가 힘겨운듯 질질, 느릿느릿 끌다가 클라.. 2016. 6. 12.
하늘에 올리는 마지막 기도,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레너드 번스타인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브루크너 9번 교향곡, 번스타인의 외모를 보아하니 말년에 녹화한 연주 영상인것 같다. 대기만성형 음악가를 꼽으라면 단연 브루크너다. 브루크너의 초년에서 중년까지는 오르가니스트와 음악 이론가, 음악교사로서는 명성을 날렸으나 작곡가로서는 별다른 찬사를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이 장년, 말년에 들어 주목받기 시작하고 또 세월이 지나 그의 작품이 재평가된 이후로는 명실상부 위대한 작곡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말러가 자신의 작품에 자기 자신의 '파토스'를 가감없이 뿌려댔다면 그는 '신앙심'을 그의 작품 속에 녹여낸 사람이었다.오스트리아 황제에게 헌정한 8번 교향곡을 마친 이후 곧바로 9번 교향곡 작곡을 시작한다. 그러나 가난에 찌들었던 시절이 너.. 2016.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