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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星の声47

호르디 사발 Jordi Savall, <멘델스존 교향곡 4번 : 이탈리아> 2024년, 새해 들어 두 번째의 음반 구입이다. 멘델스존 교향곡 제 4번, 카탈루냐 출신의 지휘자, 마에스트로 조르디 사발의 지휘로 연주된 1834년 개정판과 1833년 원전 버전 두 가지가 수록되어있다. 조르디 사발은 지휘자이기 이전에 음악학자로서 ‘재발견’의 최고 권위자이다. 미학적으로도 최고 정점은 ‘미묘한 차이’의 발견과 향유라 하는데, 고전음악 애호가들의 이 ’미학적 허영심‘을 한껏 채워주는 연주를 하는 이는 조르디 사발 선생님만한 분이 또 어디 계실까. 이탈리아 반도를 비추는 뜨거운 태양과 로마나 피렌체, 밀라노 같은 대도시 광장 분수에서 물이 솟아 뿜어지는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첫 악장, 말 그대로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로 시작하여 그 끝은 이탈리아남부지방의 전통 .. 2024. 3. 29.
米津玄師 - 馬と鹿 일본어로 '바보'라 하면 흔히 빠가(야로) 라 부르지만, 실제는 '바카'라 한다. 이는 한자로 쓰면 馬鹿이라 한다. 말 마자字에 사슴 록자字. 말과 사슴을 일컬어 '바카', 바보라 하니.일본어는 공부하면 할수록 묘한 언어기도 하다. 이를 또 하나씩 떼어놔서 馬と鹿이라 한다. 이럴땐 또 '바', '카'로 읽지 않고, 원래 그대로 '우마', '시카'라 각각 읽는다. 이런 경우엔 확실히 말, 사슴을 의미한다. 그런데 또 노래 가사를 천천히 따지고보면 그런 의미기도 하고 아닌 의미기도 하니, 이 노래 제목을 우리나라 말로 찰지게 번역하면 "말과 사슴"이 아니라, "바, 그리고 보."라 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각 나라 언어마다 언어유희 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니 재밌고, 즐겁다. 일어에선 이런 부분에 흥미를 느끼.. 2023. 8. 3.
George Harrison, "All Things Must Pass" Sunrise doesn't last all morning A cloudburst doesn't last all day Seems my love is up and has left you with no warning It's not always gonna be this grey All things must pass All things must pass away Sunset doesn't last all evening A mind can blow those clouds away After all this, my love is up and must be leaving It's not always gonna be this grey All things must pass All things must pass awa.. 2022. 11. 16.
Christoph Eschenbach conducts Bruckner Symphony No. 7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선생님을 '바로 앞'에서 처음 뵈었을 때, 공연 영상으로만 보았고, 음반으로만 들었던 그 사람이 내 앞에 있다는 설렘보다는 소위 일컬어지는 '포스'에 압도되어버렸달까. 외모는 얼핏 보면 마블MARVEL 영화에서나 나올 '프로페서X'같은 포스를 풍기지만, 누구보다도 섬세하면서도 파워풀한 음악을 들려주셨던, 이분을 한국에서 처음 뵌 것은 2016년 1월, 정명훈 선생님이 서울시향을 갑자기 그만두신 뒤, 급히 한국에 건너와 세종문화회관에서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연주회를 지휘해주셨던 그 때였다. 원래도 매우 사랑하는 작품인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이기도 했지만, ........ 아니 에센바흐 선생님이?! 나는 서울시향 관계자가 아니며, 그쪽에 연이 거의 없어서 어떻게 정명훈 선생님의 빈자리를 .. 2022. 10. 20.
주샤오메이朱曉玫의 바흐 프랑스 모음곡. Zhu Xiao-Mei, Bach - French Lines 1. 중국인 피아니스트를 떠올려보라 하면 랑랑, 유자 왕, 윤디 리. 범위를 넓혀 화교 출신들 까지를 따져본다면 케이트 리우 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들. 클래식 음악 스타들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 수많은 고통을 이겨낸 선배 음악가들이 있었으니, 2. 1949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주샤오메이朱曉玫는 말 그대로의 인간승리와 대기만성의 표본이자 귀감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음악가다. 중국 문화혁명 당시, 클래식 음악은 서양의 부르주아 문화라 낙인찍히고, 악보는 불태워지고, 음악가들은 반동분자로 찍혀 목숨을 잃거나 중국공산당에 의해 '교화'되어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절대로. 줄이 다 끊어진 피아노를 .. 2022. 10. 14.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한, 멘델스존 교향곡 4번. 그리고 5번. 1. 김선욱 지휘로 오늘 이 작품,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연주회가 있다더라. 그러나 나는 예매를 하지 못해 공연장에 갈 수 없게 되었고, 이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했다. 2. 지금이야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조금만 있어도 언제 어디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대이지만, 멘델스존이 살던 시기엔 '여행'이란 부자 귀족들만이 즐길 수 있는 사치스러운 취미였다.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란 비아냥을 듣곤 살았지만, 다른 음악가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멘델스존 만큼 애썼던 사람 또 찾기 어렵다. 게다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통해 교향곡 3번 , 4번 나 '핑갈의 동굴'로 알려진 과 같은 훌륭한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누가 그에게 돌을 더 던질 수 있겠는가? 당시 동료 음악가들의 치기 어린 질투였을 뿐이었다. 그 모든.. 2022.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