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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星の声48

오자와 세이지가 지휘하는 브람스 교향곡 1번 오자와 세이지의 음악을 잘 들어보지 못했다. 무슨 편견이 있어서거나 그의 지휘가 싫어서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입맛만큼 보수적인게 내 귀라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듣던 작품만 듣고, 보던 지휘자만 계속 찾아듣게 된다. 심지어 이 브람스 교향곡 1번의 경우는 더욱 심하게 보수적인 태도로 접근했던 작품이었다. 듣던 음반만 들었고, 낯설게 연주하는 영상, 음반은 듣지 않았다. 고클(고클래식)에서 명반으로 칭송받는 샤를 뮌슈와 파리 오케스트라의 녹음반과 내가 가지고 있는 브람스 교향곡 전집 또는 1번 음반 이외에는 애초부터 듣고 싶지 않았다. 수많은 영미권, 유럽권 지휘자들의 음반을 폭넓게 들어보려 노력했지만 브람스 1번 교향곡이 완성되기 까지 20여년의 세월을 담아내는덴 부족하다는 판단을 감히 내려버렸기에 그랬을.. 2018. 10. 1.
Adagietto 말러가 알마를 만나 느낀 연정戀情과 마음의 안정감은 음악을 통해 자주 드러난 바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교향곡 5번이며, 그 중에서도 4악장 '아다지에토'다.말러는 장송행진곡으로 대놓고 이름 붙여진(Trauermarsch) 1악장에서 천천히 빛으로, 승리로 나아가는 구상으로 교향곡 5번을 작곡했다. 듣다보면 도대체 이런 어두움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하는 의아함을 안겨주는 사람이다. 그 정도로 그는 언제나 우울했고 어두웠던 사람이었다.기쁨, 환희가 넘치는 5악장으로 가기 전 느리고 차분한 4악장 '아다지에토'가 있다. 아내 알마 쉰들러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작품들 중 하나란 것엔 대다수의 평론가의 일치된 의견.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들 중 하나인 8번 "천인"(千人)은 표지에 대놓고 '아내.. 2018. 4. 9.
Beethoven Piano Trio No.7 "Archduke"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겠으나,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작품들 중 가장 잘 알려진 것들이 무어냐 묻는다면 나는 5번 "유령 Ghost"과 5번 "대공 Archduke"을 꼽을 것이다.베토벤이 고전파 음악가라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베토벤의 작품 몇가지를 찾아 듣다보면 기본적으로 웅장함(특히 교향곡) 또는, 엄격-근엄-진지 즉 '엄근진'을 깔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 바로 이 피아노 트리오 7번 '대공'은 그런 모습보다는 베토벤의 음악이 이렇게 겸손(?)했던가? 하는 반응을 자아내게 만든다.특정 악기'만'을 튀게 하지 않는다. 세 악기 소리가 거의 고르게 들린다. 그래서 나에게 그런 반응을 이끌어냈는지도 모른다. 참, 겸손한(?) 작품이구나. 하고. 이 작품이 왜 겸손한(?)건지 천천히 자료를.. 2018. 3. 25.
W.A. Mozart - Eine kleine Nachtmusik 이걸 모차르트가 쓴 곡인지. 언제 작곡했고, 어떤 형식을 가졌으며 어떤 예술적 의의가 있는진 몰라도 이 곡을 태어나서 한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지싶다. 특정 악장에 국한된게 아니라 '모든 악장'이 그러할 것이다. 하다못해 수도권 전철 1호선에서도 들을 수 있으니까.살리에리가 모차르트에게 질투를 느껴서 죽였네 마네하는 이야기는 항간에 떠도는 전설따라 삼천리 수준의 낭설이지만, 이걸 들으면 그럴법도 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실제 영화 에서도 반쯤 정신이 나간 살리에리가 신부神父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며 이 음악을 흥얼거리기도했다."신부님, 이건 들어보셨소?""아, 압니다! 그것도 살리에리 선생이 작곡했습니까?" "...... 아니오, 모차르트가 쓴 곡이오." 2018. 2. 19. 2018. 2. 19.
"Romantische"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펼쳐져 있다. 그러다 이내 여명의 선잠을 깨우는듯한 호른 소리가 들린다. 분명 들리는 소리는 오케스트라 호른인데, 만년설로 덮인 산봉우리가 곧바로 보이는 북유럽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브루크너의 (공식적으로는) 네번째 교향곡인 "낭만적"(Romantic, Romantische) 내림마장조 첫 악장의 도입부에서 들리는 소리다.현악기의 트레몰로로 시작하는 브루크너 특유의 '브루크너 오프닝'은 몽환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특별히 여기서는 "낭만적"이란 제목을 붙여 동이 트기 직전 가장 어두운 때의 새벽 안개가 눈 앞에 펼쳐진 듯한 인상을 느끼게 한다. 그러다 이내 동이 트기 시작하며 새벽의 선잠을 깨우는 듯한 호른 소리가 들린다. 잠에서 일어나고 나면 현악 5.. 2017. 12. 18.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1.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Christoph Eschenbach피아니스트로도 지휘자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2016년 1월 9일, 정마에(정명훈)가 떠난 서울시향 첫 연주회에서 이분을 바로 내 눈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내 자리는 포디움 바로 앞이었다. 음반 자켓으로만, 또 유튜브 영상으로만 만나보았던 사람이 바로 내 눈 앞에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2. 음악가? 영화배우? ... 당신은 누구시온지?숱 하나 없는 머리. 또 우리가 흔히 지휘자 하면 생각하는 연미복이 아닌 뭔가 인민복(?)같은 옷. 흡사 마블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프로페서X같기도 한 이 사람을 누가 처음 딱 보고 음악가, 그것도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라 할까 싶은 '망측한'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그가 그날 연주한 작품과 잘 어울리는 .. 2017.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