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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幻の光37

빔 밴더스, <퍼펙트 데이즈> 2회차. 그리고 야쿠쇼 코지의 무대인사. 1. 2024년 7월 21일, 아침 10시 10분.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일본의 명배우 야쿠쇼 코지를 만났다. 영화가 끝난 뒤의 씨네토크가 아닌 10여분 간의 무대인사로만 야쿠쇼 코지, 그리고 각본가인 타카사키 타쿠마, 제작 담당 야나이 코지씨를 만난건 상당히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학부시절 좋은 교양과목(* 평범한 대학 학부생에게 '좋은 교양과목'이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 수강신청도 제대로 못해본 내가 이런 예매는 또 기깔나게 잘 해낸 것에 대해 쓸데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이런 예쁜 쓰레기 같은 인생.2. 어느 배우든 훌륭하지 않은 사람 없다지만, 일본 배우들 중 꿈에 그릴 정도로 동경하는 배우를 하나 꼽으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바로 야쿠쇼 코지를 꼽는다. 그 꿈에 그리던 사.. 2024. 7. 24.
남동협 감독, <핸섬가이즈> 1. 이성민씨가 이런 개그 연기에도 능하다는 것을 재발견했다. 역시 그는 '배우'다.2.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 을 굳이 한번 더 일깨워준다. 또한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도, 뒤에서는 마약과 섹스에 미쳐 사는 찌질이일 수 있으니 사람을 볼 땐 깊이 생각하며 봐야 한다는 교훈 정도는 던진다고 볼 순 있다. 결코 '잘생기지 않은' 두 남자 주인공이 라는 영화에서 그렇게 이야기 한다. 3. '무지성'으로 미친듯이 웃다 나왔다. 개개인별로 웃음의 역치와 감각 수용의 모양새 또는 방식은 다를 수 있겠으나, 나는 이정도면 상당히 선을 잘 지킨 하나의 개그물이라 생각한다. 4. 잠깐 다른 이야기. 음담패설 또는 말 끝마다 'ㅆ'소리를 붙여가며 욕을 하는게 뭔가 듣는 이들이 재밌어할 것이라 생.. 2024. 7. 24.
안국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 숨은 명작을 오래전 전주영화제 이후, 긴 시간이 지나서야 두 번째 감상을 하게 되었다만, 1. '미친년'이 떴다. 이정현은 정말 '미친년'이다. 이런 연기는 이정현만이 할 수 있으니까. 그 해, 수많은 상업영화, 대규모 자본을 배경으로 둔 영화를 제치고 독립영화인 이 작품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지. 2. 대놓고 감정의 고저차이와 조수간만 차이가 극심한 리아스식 해안 같은 미친놈년이 아닌 잔잔하고 해맑은 듯 하면서 푹 찌르고 베고 꿰뚫는 미친놈년이 더 무서운 법이다. 이정현 배우는 그걸 해내는 사람이다. 3. 멀티테이너 이정현의 실력에 대해 더 말하는건 당연한 이야기 무한반복이라 귀찮다. 더 안하는게 맞다. 4. 물론 거장 박찬욱 감독의 '푸쉬'가 있었고, 이정현씨가 노 개런티를 넘어 사실상 자기도 이.. 2024. 7. 22.
스티브 맥퀸, <셰임 SHAME> 1. 사실 10여년 전, 이 작품의 예고편을 보고 "아오 또 뉴욕 여피놈년들이 일하고 술먹고 XX하고 그런 이야기겠지."하고 덮어놓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다시 이 작품을 접하니, 이거 예술이네.2. 자신의 은밀한 취미, 취향 등이 타의에 의해 드러나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게 이 영화의 제목 의 전부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3. 주인공의 정사씬을 보면, 분명 찐하긴 찐한데 전혀 제대로 된 정신머리를 가진 상태에서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있다. 눈이 일단 썩은 동태눈 내지는 서울 비둘기 눈깔이다. 실로 영혼없는 그짓.4. 평소에도 전형적인 성공한 소시오패스처럼 행동한다. 영혼없이 행동한다. 심지어 직장 상사와 같이 찾아간 어느 술집에서 어떤 여자를 꼬드기려 들 .. 2024. 7. 8.
빔 밴더스, <퍼펙트 데이즈> "나중은 나중, 지금은 지금!" 「今度は今度、今は今。」인생은 딱 한번뿐이니, 아무렇게나 계획없이 멋대로 살자는 소위 '욜로YOLO'를 말하는게 아니다. 본인 스스로가 매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내는 하루는 소중하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뻔한 이야기다. 그래. 심히 뻔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매일 자신이 겪는 '루틴'이 뭔가 지겹고 짜증난다 느낄때면 이 영화를 보라 자신있게 말해주고 싶다. 그 뻔한 이야기를 야쿠쇼 코지라는 일본이 낳은 불세출의 명배우가 '몇 안되는' 대사. 그리고 절제된 몸짓, 표정 등을 통해 이야기해준다. 야쿠쇼 코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야쿠쇼 코지니까 할 수 있는 연기로서 말해준다.권위에 기댄 오류를 범하려는게 아니다.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이 왜 야쿠쇼 코지를 남우주연상.. 2024. 7. 5.
홍상수, <그 후> 1. 영화 맨 마지막, 출판사 사장(권해효 분)은 여주인공(김민희 분)에게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책을 선물로 준다. 아마도 영화와 같은 제목의 라는 소설책일듯 싶다. 아직 내가 나쓰메 소세키의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풀어내긴 어렵다. 하지만 홍상수 영화가 늘상 그러하듯, 소설책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은 긴밀한 관계를 갖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냥 '영화적 장치'의 하나 정도일듯. 2. 아마 '그 후'라는건, '바람을 피운 후'를 의미하는건지 모르겠다. 여튼 주인공 출판사 사장은 출판사 직원과 바람을 피우는 사이가 맞다. 그 와중에 사장 아내는 또 다른 출판사에 들어온 직원(김민희)을 상간녀로 오해하여 손찌검을 하고 욕설을 퍼붓는다.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 자신이.. 2024.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