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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幻の光14

영화 평론(評論)을 쓴다는 것에 대하여. # 1 누가 날 쫓아와서 그래야만 한다고 부여하는 의무는 아니지만, 신작 영화를 보고나면 모자라게나마 몇 글자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었다. 얼마전 홍상수 감독의 신작 를 보고도, 아직 '글'답게 무엇을 남기진 못하고 있다. 아직 제대로 습관으로서 자리잡지 못해서이다. 그냥 더 간단히, 내가 게을러서다. 소홀해서다.얼마전 이 영화에 대해 개조식으로 공무원 보고서 쓰듯 하는 이야기를 후기로써 남기긴 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는 분명 매력적인 영화였고, 홍상수 감독 특유의(?) 피식포인트가 지금까지 앞선 30개의 장편 작품들 중 가장 신선하여 재미있는 영화였다. 또한 나이가 들면 들어갈 수록 명배우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겠노라며 여유 넘치는 미소를 짓는 이자벨 위뻬르의 명연기는 더 말할 .. 2024. 5. 4.
니시카와 미와, <멋진 세계> .이 작품에 대해 긴 이야기를 글로 쓰려 했으나, 오프라인에서 음성 담긴 입말과 비언어적 표현 등으로 이야기 하는것이 더 낫다는 생각에 긴 이야기 글로 쓰기를 그만두었다.누구든 한번쯤은 꼭 감상해보시기를. 너무나도 역설적인, 그럼에도 야쿠쇼 코지의 연기가 잔잔히 빛나서 더 슬프고 허무한 영화. 그리고 죄와 벌, ‘삶’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여운으로 진하게 남겨놓는 영화.,니시카와 미와西川美和감독 작품.야쿠쇼 코지役所広司 주연.2023. 10. 30. 2024. 4. 29.
홍상수, <강변호텔> 3회째 영화를 보고 나서야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겨우'. '마침내'.'죽음'에 대한 내용은 데뷔작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혀 다루지 않던 양반이, 도대체 갑자기 왜 '죽음'에 대해 탐구를 시작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감독 자신 이야기다.사실 영화 말미에서 작품 속의 주인공 시인(*감독 자기 스스로를 투영한 것으로 '매우 그렇게 보여지는')이 정말로 사망한 것인지, 그저 잠시 의식을 잃은 것인진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그 전에 시인의 입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수도 없이 나왔으니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상상할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그 때문에 나는 처음 이 작품을 보고나서는 감독 자신이 어느정도 예술적인 성취도 달성했고, 무언가 걸리는 것이 없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리 외로운가? .. 2024. 4. 29.
홍상수, <당신얼굴 앞에서> # 1이 영화 속 대사 중엔 '얼굴'이란 말이 참 많이 나온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수 많은 '당신 얼굴'을 바라보고 살지만, 결국 돌고 돌아 그 끄트머리에서 마주치는 것은 '내 자신의 얼굴'이다. 영화가 말해주고 싶은 것은 일단 이것이라 나는 생각했다. # 2은근히 모순이 되는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극중 주인공은 자신이 오래전 이태원에 살던 집을 찾는다. 지금 그 집은 다른 가게가 되어있다. 새로운 그 집의 주인과 대화를 한다. "여기 사시나봐요?", "아 여기 살아요."- 잠시 뒤, 또 비슷한 대화가 오고간다. "여기 사시던가요?", "아 아니에요. 사실 인천살아요."분명 얼마 시간 차를 두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인물들의 대화인데 곧바로 모순이 등장한다. 아, 이것이 바로 모순 덩어리, 가끔은 아.. 2024. 4. 28.
홍상수, <여행자의 필요 : A Traveler's Needs> ; 심플 후기. 홍상수,  간략 후기.  - 2024년 4월 24일. 19:40. 씨네큐브 광화문. 1. 지금까지의 홍상수 감독 31개 장편 작품들 중, 가장 많이 피식피식 웃으면서 본 영화. ‘혼자’가 아닌 ‘다 함께‘ 극장에서 웃는 즐거움은 덤. 아니 그 이상이었다.2. 빙의된듯 한 연기, 감정선이 선명한 연기, 메소드 연기. 등등 블라블라. 연기를 수식하는 말은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역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연기지만 연기가 아닌듯 연기해야 하는게 최고 아닐까 싶다. 언제나 그렇듯 홍상수 감독 영화에서 묻어나는 배우의 연기에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바로 이러하다.3. 주연 이자벨 위페르Isabelle Huppert와 영화 전반적으로 깔린 ’녹색‘이 아주 잘 어울린다. 심지어 극중에서 입고 나온.. 2024. 4. 25.
한 감독, 두 영화, 세 기대. 1.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장편 작품 , 작년 11월 즈음에 개봉했을땐 보지 못했다. 기존의 홍상수 감독 영화를 좋아하던 사람들도 이 영화에 대해선 혹평을 내리는 경우를 왕왕 보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일단은 나 역시도 이 영화를 봐야 '발언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부디 조만간 이 작품에 대한 "적절한 발언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2. 는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어둠의 경로(!)를 통해 얼마든지 볼 수 있으나 일부러 그러지 않고 있다. 그리고 곧 출시될 DVD 예약구매를 했다. 이 영화에 대해 한마디 얹는 일은 DVD를 받아보고 나서 그리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살짝 의아해지는 것은 그동안 꽤 많은 작품들을 블루레이로 잘 내오다가 다시 DVD로 돌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하.. 2024.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