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9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한우보신해장국> ** 2024년 4월 29일 기준, 폐업.물론 이 팬데믹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은 잘 안다. 허나 2년여간의 '거리두기'라는게 몸에 습관이 들어 참 무서워진다. 어딘가 밖으로 나돌아다니기도 망설여지고, 늦은 시간에 어디 나가 출출한 배를 채우기도 망설여진다. 2020년 이전의 우리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비일상의 일상화를 하는 것도 뭔가 밀린 숙제 하는 것 마냥 짜증스럽다. 그래도 다시금 고개를 돌려 여기저기를 바라보자. 거리엔 사람들의 수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 이미 이역만리 먼 땅에서 여행을 즐기는 주변 친구, 지인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완연한 상춘객이 되진 못했지만, 넘들 하는거 보면서 괜스레 나도 기쁨을 느끼게 된다.무엇보다도 나는 어제, 늦은 시각임에도 외발산동 어느 .. 2022. 4. 19.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말러 교향곡 9번. 아주 약간의 냉소를 얹어 한소끔 끓여내 만든, 글 조각. 아니 그냥 글 조각도 아닌 '뻘'글 조각은 이내 내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하였다. 아마 마크 주커버그님만이 그 글 조각의 존재 그 자체와 앞으로의 행방을 아실 것이다. God knows보다 거룩한 말을 되뇌어라. Mark knows. 막스 베버가 의도했던 바에 따른,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나는 그 말을 외칠 자격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냉소만 장착하여 똘똘 뭉쳐 사는 짓거리는 내 성격상 어려우니 안될것 같아, 억지로 없는 힘이라도 짜내어 세상에 개겨볼 기회를 벌어보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나에겐 적어도 그럴때나 속으로 되뇌는 주술정도의 의미는 있겠다. 작곡가는 사실상 이 작품을 완성작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남기고 사망했고, 또 이를 .. 2022. 3. 8. 김동률, <희망> 사랑에 눈이 멀어서 행복했던 날들 이젠 꿈이었어라 그저 흘러가는 물처럼 멈출수도 없는 세월 탓으로 그럭 저럭 살아지긴 했으나 무엇 하나보여줄 것 없으니 지금와서 또 누군가를 만나도 섣불리 널 지울수가 있을지 오 사랑은 참 잔인해라 무엇으로도 씻겨지지 않으니 한번 맘을 담근 죄로 소리없이 녹아내려 자취없구나 오 사랑은 참 우스워라 기나긴 날이 지나도 처음 그 자리에 시간이 멈춰버린 채로 이렇게 버젓이 난 살아 널 그리워하고 있으니 그래 한번 살아보는 거라고 더 이상 나 내줄 것도 없으니 독한 맘이 다시 무너지는 것은 내 아직 그대를 사랑하기에 오 사랑은 참 잔인해라 무엇으로도 씻겨지지 않으니 한번 맘을 담근 죄로 소리없이 녹아내려 자취없구나 오 사랑은 참 우스워라 기나긴 날이 지나도 처음 그 자리에 시간이.. 2022. 2. 17.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에드워드 엘가 - 아마도 이 아닌 , 그 중에서도 1번은 에드워드 엘가 경卿이 누구고, 어느 나라 사람이고 자시고를 알고 말고를 떠나 인생 살면서 한번 쯤은 꼭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에드워드 엘가 경의 유언에 따라, 영국에서는 보수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 1번이 울려퍼지도록 정해졌다고 들은 바 있다. 에드워드 엘가 경이 생존 당시 보수당 지지자였기 때문이라더라. 아무튼 이 작품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 이거 아는데'라고 할만 한 부분은 사실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보아도 무리는 없을 것이지만, 그게 또 '중요한 주제'이다. 또한 영국 현지에서는 바로 이 1번을 '제 2의 국가'로 여겨 가사를 붙여 부르기도 한다. 실제 영국의 유명 클래식 음악제인 BBC Proms의 폐막 공연에선 반드시 이 작품이 연주되고.. 2021. 12. 8. 박효신, <야생화> Special Version (Pf. 정재일) 1. 기온상으론 그리 덥진 않지만, 어제부터 내린 비로 인해 뭔가 습하고 짜증스러움이 물씬 느껴지는 그런 오전이었다. 그럼에도 환자분들은 이곳을 찾아주셨고, 나는 어떤 분에게는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같은 이야기(정확히는 잔소리)를 해주고, 같은 처치를 해주고, 같은 인사로 돌려보내기도, 또 다른 어떤 분에게는 처음과 다른 이제와는 전연 다른 이야기(정확히는 잔소리)를 해주고, 다른 처치를 해보고, 또 다른 인삿말로 돌려보내준다. 그렇게 오전 진료는 마무리 되어간다. 어제는 모처럼 일찍 잠을 청했던 덕에 그렇게까지 힘들고 지치진 않는다. 참 다행이다. 2. 지금 매일매일 밥값과 술값을 버는 곳은 가수 박효신씨의 출신지이기도 한 곳이다. 박효신 노래를 작은 볼륨으로 내 업무 공간에 깔아두고 있으니, 한 .. 2021. 8. 2. Mahler Symphony No. 2 - '부활'(Auferstehung), 제멋대로 쓰는 감상. 1. 말러 교향곡 5번 1악장엔 대놓고 "장송행진곡"Trauermarsch이란 제목이 붙어있지만, 2번 교향곡 1악장 역시도 그런 분위기를 팍팍 내어준다. 대체로 말러 교향곡 2번은 영웅의 죽음과 과거 회상, 그리고 운명의 비웃음, 부활을 준비하며 힘을 얻고 모든것을 이겨내고 부활하는 모습 뭐... 블라블라. 이런식으로 감상을 요약할 수 있겠는데, 2. '장송행진곡'은 말 그대로 죽은 이의 장례식에서나 들릴 음악. 이래저래 많은 사람들의 경사에 갔던 만큼 흉사에도 갈 일이 많아진 삶인지라 언젠가 한번은 '죽음'에 대해 혼자 술을 마시고 깊은 고민에 빠진 일이 있었더란다. 3. 실험실에서 다루던 작은 생명체가 내 손에서 죽어가는 것도 그렇고, 학부시절 해부학 실습때나 expire의 상황을 보던 때나. 집안.. 2020. 11. 18.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