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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星の声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말러 교향곡 9번.

by Fred.Park 2022. 3. 8.

 
아주 약간의 냉소를 얹어 한소끔 끓여내 만든, 글 조각. 아니 그냥 글 조각도 아닌 '뻘'글 조각은 이내 내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하였다. 아마 마크 주커버그님만이 그 글 조각의 존재 그 자체와 앞으로의 행방을 아실 것이다. God knows보다 거룩한 말을 되뇌어라. Mark knows.

 

막스 베버가 의도했던 바에 따른,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나는 그 말을 외칠 자격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냉소만 장착하여 똘똘 뭉쳐 사는 짓거리는 내 성격상 어려우니 안될것 같아, 억지로 없는 힘이라도 짜내어 세상에 개겨볼 기회를 벌어보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나에겐 적어도 그럴때나 속으로 되뇌는 주술정도의 의미는 있겠다.

 

작곡가는 사실상 이 작품을 완성작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남기고 사망했고, 또 이를 지휘하는 지휘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세계 최고령의 지휘자라 하지만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를 사람이다. 마에스트로의 95년 인생(참고로 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는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사랑하는 예능인인 송해 선생님과 동갑이다.)에도 분명 절정과 깊은 골, 더 아래의 나락까지도 있었을 터.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겨냈는지는 작품을 통해 듣고 배우긴 해야 하겠다.

 

갑작스레 삶에 허무함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냉소를 최대한 자제하고 착한척 해보려는것도 아니지만 ‘어떤 인간'으로 살것인가에 대해 살짝 고민하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자, 이제 진짜 음악을 이 공간에 깔아둬보자.

 

그리고 이 작품 말미의 연주 지시, “Ersterbend”에 따라 나도 잠시 죽음을 맞이하도록 하자. 아침이 오면 나는 반드시 다시 살아날 것임을 믿으며.
 
 
2022. 03. 08. 새벽 1시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