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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星の声

Adagietto

by Fred.Park 2018. 4. 9.





말러가 알마를 만나 느낀 연정戀情과 마음의 안정감은 음악을 통해 자주 드러난 바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교향곡 5번이며, 그 중에서도 4악장 '아다지에토'다.

말러는 장송행진곡으로 대놓고 이름 붙여진(Trauermarsch) 1악장에서 천천히 빛으로, 승리로 나아가는 구상으로 교향곡 5번을 작곡했다. 듣다보면 도대체 이런 어두움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하는 의아함을 안겨주는 사람이다. 그 정도로 그는 언제나 우울했고 어두웠던 사람이었다.

기쁨, 환희가 넘치는 5악장으로 가기 전 느리고 차분한 4악장 '아다지에토'가 있다. 아내 알마 쉰들러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작품들 중 하나란 것엔 대다수의 평론가의 일치된 의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향곡들 중 하나인 8번 "천인"(千人)은 표지에 대놓고 '아내에게 이 교향곡을 바침'이라 쓸 정도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말러였다지만, 그 끝은 처참했다지.

아내는 돌아서고, 딸은 제대로 세상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성홍열로 세상을 떠나고, 말러 본인도 어려서부터 형제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그런 와중에도 "언젠가 나의 시대가 올 것."이라 했던 사람이었는데, 그 말년은 그가 살아온 인생 어떠한 장면들보다 어두우니 이를 두고 나는 모자란 언어로 무어라 더 말을 해야 할까.

비록 그는 한恨만을 가득 안고 세상을 떴다지만, 나는 이제사 내려놓는 법과 고이 접어 잘 숨겨두는 법을 깨달았달까. 너를 원망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진 않을게요. 그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좋은 기억만 생각하기 위해 이 음악을 찾을 뿐.


1년이 참 길었소.

안녕. 부디, 잘 지내시오.


2018.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