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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노 타케시北野 武, <그 남자 흉폭하다 その男、凶暴につき> 비트 타케시, 혹은 키타노 타케시北野 武로 잘 알려진 만능 엔터테이너. 이 양반이 처음 영화감독 겸 주연으로서 제작한 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노숙자를 폭행한 불량 청소년 한놈을 제대로 참교육 해주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찰지다(?). 싸대기 때리는 모습과 그 효과음이 특히 그렇다. 그 불량 청소년이 노숙자를 폭행하고 집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들어가자, 극중의 아즈마東 형사('흉폭'한 경찰 역할)는 그 아이의 집으로 찾아 들어가 찰진 싸대기를 날려대면서 "니가 뭐 했는줄 알지?"라고 묻는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라고 거짓말하며 개기는 우리 청소년. 그러자 아즈마 형사는 아이에게 싸대기를 한대 더 때리고 박치기를 하며 끝내 그놈을 넉다운 시킨다. 그런 뒤에 ".. 2022. 5. 10.
장기하와 얼굴들, <풍문으로 들었소> (원곡 : 함중아와 양키스) "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그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그 말을." 사실 이 노래를 계속 돌려 들으면서 혼자 자조自嘲에 빠진 적이 있었더란다. 살짜쿵 맘에 둔 사람이라 하더라도, 끝내 그 마음을 꺼내 보여야만이 보배인것을 나는 잘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고 혼자 웅앵대다가 다른 사람과 이어져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후에 드는 생각, 그리고 가슴 속의 한기寒氣. 어쩌겠는가. 그냥 고이 접어 옆에 둘 밖에 없지 않겠나. 애초에 정해진 연緣이 아니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더더욱 억지 노력으로 정해진 연을 거스를 필요까진 없진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금도 숨기고 참고 살려 노력은 하지만 이 안타까움은 어찌 할 수가 없는 노릇이리라. 하지만 다 알잖나. 시간이 좀 더 지나든지. 그래.. 2022. 4. 29.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한우보신해장국> ** 2024년 4월 29일 기준, 폐업.물론 이 팬데믹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은 잘 안다. 허나 2년여간의 '거리두기'라는게 몸에 습관이 들어 참 무서워진다. 어딘가 밖으로 나돌아다니기도 망설여지고, 늦은 시간에 어디 나가 출출한 배를 채우기도 망설여진다. 2020년 이전의 우리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비일상의 일상화를 하는 것도 뭔가 밀린 숙제 하는 것 마냥 짜증스럽다. 그래도 다시금 고개를 돌려 여기저기를 바라보자. 거리엔 사람들의 수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 이미 이역만리 먼 땅에서 여행을 즐기는 주변 친구, 지인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완연한 상춘객이 되진 못했지만, 넘들 하는거 보면서 괜스레 나도 기쁨을 느끼게 된다.무엇보다도 나는 어제, 늦은 시각임에도 외발산동 어느 .. 2022. 4. 19.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말러 교향곡 9번. 아주 약간의 냉소를 얹어 한소끔 끓여내 만든, 글 조각. 아니 그냥 글 조각도 아닌 '뻘'글 조각은 이내 내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하였다. 아마 마크 주커버그님만이 그 글 조각의 존재 그 자체와 앞으로의 행방을 아실 것이다. God knows보다 거룩한 말을 되뇌어라. Mark knows. 막스 베버가 의도했던 바에 따른,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나는 그 말을 외칠 자격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냉소만 장착하여 똘똘 뭉쳐 사는 짓거리는 내 성격상 어려우니 안될것 같아, 억지로 없는 힘이라도 짜내어 세상에 개겨볼 기회를 벌어보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나에겐 적어도 그럴때나 속으로 되뇌는 주술정도의 의미는 있겠다. 작곡가는 사실상 이 작품을 완성작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남기고 사망했고, 또 이를 .. 2022. 3. 8.
김동률, <희망> 사랑에 눈이 멀어서 행복했던 날들 이젠 꿈이었어라 그저 흘러가는 물처럼 멈출수도 없는 세월 탓으로 그럭 저럭 살아지긴 했으나 무엇 하나보여줄 것 없으니 지금와서 또 누군가를 만나도 섣불리 널 지울수가 있을지 오 사랑은 참 잔인해라 무엇으로도 씻겨지지 않으니 한번 맘을 담근 죄로 소리없이 녹아내려 자취없구나 오 사랑은 참 우스워라 기나긴 날이 지나도 처음 그 자리에 시간이 멈춰버린 채로 이렇게 버젓이 난 살아 널 그리워하고 있으니 그래 한번 살아보는 거라고 더 이상 나 내줄 것도 없으니 독한 맘이 다시 무너지는 것은 내 아직 그대를 사랑하기에 오 사랑은 참 잔인해라 무엇으로도 씻겨지지 않으니 한번 맘을 담근 죄로 소리없이 녹아내려 자취없구나 오 사랑은 참 우스워라 기나긴 날이 지나도 처음 그 자리에 시간이.. 2022. 2. 17.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에드워드 엘가 - 아마도 이 아닌 , 그 중에서도 1번은 에드워드 엘가 경卿이 누구고, 어느 나라 사람이고 자시고를 알고 말고를 떠나 인생 살면서 한번 쯤은 꼭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에드워드 엘가 경의 유언에 따라, 영국에서는 보수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 1번이 울려퍼지도록 정해졌다고 들은 바 있다. 에드워드 엘가 경이 생존 당시 보수당 지지자였기 때문이라더라. 아무튼 이 작품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 이거 아는데'라고 할만 한 부분은 사실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보아도 무리는 없을 것이지만, 그게 또 '중요한 주제'이다. 또한 영국 현지에서는 바로 이 1번을 '제 2의 국가'로 여겨 가사를 붙여 부르기도 한다. 실제 영국의 유명 클래식 음악제인 BBC Proms의 폐막 공연에선 반드시 이 작품이 연주되고.. 2021.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