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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샤오메이朱曉玫의 바흐 프랑스 모음곡. Zhu Xiao-Mei, Bach - French Lines 1. 중국인 피아니스트를 떠올려보라 하면 랑랑, 유자 왕, 윤디 리. 범위를 넓혀 화교 출신들 까지를 따져본다면 케이트 리우 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들. 클래식 음악 스타들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 수많은 고통을 이겨낸 선배 음악가들이 있었으니, 2. 1949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주샤오메이朱曉玫는 말 그대로의 인간승리와 대기만성의 표본이자 귀감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음악가다. 중국 문화혁명 당시, 클래식 음악은 서양의 부르주아 문화라 낙인찍히고, 악보는 불태워지고, 음악가들은 반동분자로 찍혀 목숨을 잃거나 중국공산당에 의해 '교화'되어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절대로. 줄이 다 끊어진 피아노를 .. 2022. 10. 14.
애덤 그랜트, <기브 앤 테이크> 통념이었을까? 독한 놈, 날카로운 놈, 언제나 누군가를 '이겨내야'만 진정으로 '이길'수 있는것이라 배워왔던, 우리가 배워왔던 '그 모든 것'. 남에게서 언제나 '뺏어야' 내가 살고, 나는 절대로, 혹은 가능한한 '손해'를 보지 않아야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배워왔던, 우리가 배워왔던 '그 모든 것'. 이 책은 그 모든것들이 '틀렸다'고 말한다. 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여 소위 '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factor가 작동한다. 어떤 사람은 백주대낮에 번개를 맞아도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할 정도의 천운을 가지고 '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애초에 태어났을 때 부터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환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유함에 부유함을 더하는 방법을 터득했을 수 있.. 2022. 9. 25.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한, 멘델스존 교향곡 4번. 그리고 5번. 1. 김선욱 지휘로 오늘 이 작품,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연주회가 있다더라. 그러나 나는 예매를 하지 못해 공연장에 갈 수 없게 되었고, 이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했다. 2. 지금이야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조금만 있어도 언제 어디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대이지만, 멘델스존이 살던 시기엔 '여행'이란 부자 귀족들만이 즐길 수 있는 사치스러운 취미였다.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란 비아냥을 듣곤 살았지만, 다른 음악가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멘델스존 만큼 애썼던 사람 또 찾기 어렵다. 게다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통해 교향곡 3번 , 4번 나 '핑갈의 동굴'로 알려진 과 같은 훌륭한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누가 그에게 돌을 더 던질 수 있겠는가? 당시 동료 음악가들의 치기 어린 질투였을 뿐이었다. 그 모든.. 2022. 8. 20.
키타노 타케시北野 武, <그 남자 흉폭하다 その男、凶暴につき> 비트 타케시, 혹은 키타노 타케시北野 武로 잘 알려진 만능 엔터테이너. 이 양반이 처음 영화감독 겸 주연으로서 제작한 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노숙자를 폭행한 불량 청소년 한놈을 제대로 참교육 해주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찰지다(?). 싸대기 때리는 모습과 그 효과음이 특히 그렇다. 그 불량 청소년이 노숙자를 폭행하고 집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들어가자, 극중의 아즈마東 형사('흉폭'한 경찰 역할)는 그 아이의 집으로 찾아 들어가 찰진 싸대기를 날려대면서 "니가 뭐 했는줄 알지?"라고 묻는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라고 거짓말하며 개기는 우리 청소년. 그러자 아즈마 형사는 아이에게 싸대기를 한대 더 때리고 박치기를 하며 끝내 그놈을 넉다운 시킨다. 그런 뒤에 ".. 2022. 5. 10.
장기하와 얼굴들, <풍문으로 들었소> (원곡 : 함중아와 양키스) "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그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그 말을." 사실 이 노래를 계속 돌려 들으면서 혼자 자조自嘲에 빠진 적이 있었더란다. 살짜쿵 맘에 둔 사람이라 하더라도, 끝내 그 마음을 꺼내 보여야만이 보배인것을 나는 잘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고 혼자 웅앵대다가 다른 사람과 이어져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후에 드는 생각, 그리고 가슴 속의 한기寒氣. 어쩌겠는가. 그냥 고이 접어 옆에 둘 밖에 없지 않겠나. 애초에 정해진 연緣이 아니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더더욱 억지 노력으로 정해진 연을 거스를 필요까진 없진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금도 숨기고 참고 살려 노력은 하지만 이 안타까움은 어찌 할 수가 없는 노릇이리라. 하지만 다 알잖나. 시간이 좀 더 지나든지. 그래.. 2022. 4. 29.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한우보신해장국> ** 2024년 4월 29일 기준, 폐업.물론 이 팬데믹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은 잘 안다. 허나 2년여간의 '거리두기'라는게 몸에 습관이 들어 참 무서워진다. 어딘가 밖으로 나돌아다니기도 망설여지고, 늦은 시간에 어디 나가 출출한 배를 채우기도 망설여진다. 2020년 이전의 우리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비일상의 일상화를 하는 것도 뭔가 밀린 숙제 하는 것 마냥 짜증스럽다. 그래도 다시금 고개를 돌려 여기저기를 바라보자. 거리엔 사람들의 수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 이미 이역만리 먼 땅에서 여행을 즐기는 주변 친구, 지인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완연한 상춘객이 되진 못했지만, 넘들 하는거 보면서 괜스레 나도 기쁨을 느끼게 된다.무엇보다도 나는 어제, 늦은 시각임에도 외발산동 어느 .. 2022.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