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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星の声

정명훈과 KBS 교향악단, 그리고 브람스 교향곡 1번

by Fred.Park 2018. 10. 22.




오래전 서로 좋지 않은 일로 헤어졌으나, KBS교향악단과 정명훈 선생님이 다시 만나 연주를 하게 되다니.


갑자기 개인적인 일이 있어 이 연주회 티켓을 취소할 수 밖에 없어 너무나도 아쉬웠다. 영상으로라도 그 아쉬움을 달래야 하겠다. (다만... 이 말을 굳이 하고싶진 않았는데, 이 연주. 금관이 참 아쉽다.)


생전의 브람스는 자신의 첫 교향곡이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이라 불리웠다는데 대해 심한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도 내심 기분은 좋았겠지 싶기도.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는 사람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


20년 묵은 교향곡이다. 20대의 브람스가 40대에 완성한 작품이다. 스승 슈만의 아내를 너무나 사모했지만, 스승이 죽은 뒤에도 선을 지키면서 가족들을 정성껏 돌보았다. 많은 고민이 없었을 리 없다. 깊고 긴 마음속 고통을 결국 4악장에서 풀어내고야 만다. 40대의 브람스가 말한다. "괜찮아.", "다 이루었어.", "이제 내 인생에 심적인 고통은 없어."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바그너는 그의 독신을 두고 모욕적인 말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독신인 남성을 두고 일컫는 그렇고 그런 모욕적인 말 맞다. "고자 아니냐?"하고. 하지만 진실이 어떻든, 지금은 브람스의 순정을 믿으며 음악을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


주말을 그렇게 마무리 짓는다.



2018.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