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Bartholdy, 1809-1847)은 독일 태생의 불세출급 천재 음악가이다. 물론 음악적인 재능 이전에 가정의 경제적 배경이 매우 빵빵했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멘델스존의 아버지는 당시 유명한 은행장이었고, 누이들 역시 음악적인 재능이 다분했던 사람들로 유명했다.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라왔기에 한쪽에서는 '멘델스존의 음악엔 깊이가 없다. 고뇌도 없다. 매우 경박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고, 또 한쪽에서는 시기와 질투를 보내기도 하였다. 특히 그는 유태인 출생으로,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의 미움을 사기도 했는데 바그너의 강력한 민족주의적 성향(자신이 순수 독일인임을 자랑스러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때문에 그의 음악이 이후 나찌에 의해 난도질 당하긴 했지만 말이다.)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기도 하나, 한편으로는 그의 경제적인 배경에 대한 부러움을 폭력적으로 표출했다는 의견도 있다.
멘델스존의 음악은 자신의 여유로운 성품을 그대로 반영하듯이 아무리 단조 작품을 쓰더라도 전혀 어둡거나 음울하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그 때문에 당대 평론가들이 그런 평판 - 멘델스존의 음악은 깊이가 없다. 고뇌도 슬픔도 없다. -을 내렸다는 점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그의 경제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여유로움 덕분에 일상속에서 우리가 쉬이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아름다움까지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한 점을 높이 살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단순히 가정의 경제적 여유때문에 천재 음악가가 된 것은 아니다. 물론 생일선물로 아버지가 악단을 차려주고 직접 지휘를 맡게 해준 점은 동시대의 음악가들 누가 보더라도 시기와 질투를 할만도 했으나, 그는 그런 경제적인 여유를 혼자서 독점하지 않았다. 멘델스존이 아니었으면 바흐의 희귀 악보를 모을 자금도 없었을 것이며, 바흐가 오늘날 '음악의 아버지'로 평가받을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멘델스존은 가난한 음악가 지망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급하는데에도 힘을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늘에 있는 멘델스존이 자신의 음악을 가지고 경박하다 하는건 참을 수 있을지 몰라도, 세계 음악사에 남긴 이런 족적들마저 무시한다면 정말 억울해서 분통 터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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