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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生の跡

한예종, 최종 불합격.

by 이웃집박선생 2024. 12. 22.

아쉬움은 남지만, 후회는 하지 않으려 한다.

 

  서울, 돌곶이란 동네에 위치한 곳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싶었지만 잘 되진 않았다. 1차를 2배수를 통과하고, 2차 논술 시험 역시 자신있게 답안을 써내려갔다. 그러나 면접에서 보여지는 '간절함'의 무게는, 젊은 친구들의 그것과는 내가 비할 수 없이 작고 모자랐을 것이다. 그 때문에 아쉬움은 여전히 남지만, 후회는 하지 않으려 한다. 쓸데없는 미련은 최대한 빨리 날려보내고자 한다.

  영화도 영화지만, 무엇이건 보고 듣고 느낀 복잡 미묘한것을 간단 명료하게 정리하여 '처리'해주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저들은 사람일까, 아니면 엔비디아 최신 칩을 장착한 기계인간들인가. - 하는, 그런 동경의 마음이 커서 옮겨본 행동이었다, 라고 일단 큰 틀에서 말하고는 싶다.

  나도 나름 간절했으나, 앞서 말했듯 다른 이들의 간절함의 무게와 크기와는 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젊은 친구들에 비해 언제든지, 얼마든지 딴짓을 하고도 남을 사회적 체력 (육체적 체력은 당연히 상대가 되지 않겠으나,)이 있으니 괜찮다. 이기고 지는 승부나 어떤 시험에 대한 합불여부의 문제로 보자는게 아니다. 버티고 헬렐레 하면서도 사회가 바라보는 모습으로서의 '나'를 지킬 수 있는 똘기 내지 힘 그 자체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오늘 오전, (모처럼의) 진료 없는 휴일임에도 일찍 일어나 (어제 일본에서 잠시 학회 때문에 고국에 온 친구와 우리집에서 와인을 그렇게 퍼마셨음에도,)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새로이 밥을 짓고 반찬을 준비했다. 30대 독신 남성치고는 내 스스로가 봐도 매우 정갈한 집안 분위기와 위생 상태. '있는 공간'의 상태는 곧 거기 사는 사람의 정신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란 이상한 '신앙' 비슷한게 있으니, 더럽거나 흐트러진게 조금이라도 보이면 청소를 하고 바로잡기 바쁘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과거의 아쉬움을 정리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심적 체력을 위한 '수행'을 한다.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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