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독한 녀석들. 어제에 이어서 계속 비슷한 번호로 전화가 온다. 전화를 잠시 받아보니 '여의도 리서치'라는 안내 음성이 들린다. 그 뒤로는 더 듣지 않고 즉시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도 지금까지 세 번 전화가 더 온다. 나는 끝까지 받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 회사 도대체 뭐 하는 곳일까 하고 구글을 통해 검색해보았다.
예상대로였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회사에서 오는 전화 때문에 불편을 겪은 이야기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참으로 문제가 많은 회사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 조차 되지 않은 회사였다. 회사 '공식'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도 없는 번호라는 안내 음성만이 들릴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는 계속 온다. 이젠 짜증을 넘어 해탈과 열반, 혹은 승천에 이를 수준이라 봐도 좋을 정도다.
이 '여의도리서치'라는 회사는 중앙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회사이니, 지금 저렇게 전화를 걸어대는 것은 대중에게 공표를 목적으로 하는것이 아닌, 어떤 특정 국회의원실이나 정당, 내지 정파 등에서 내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별도로 진행하는 조사일지도 모른다. 회사 이름이 '여의도리서치'라 하여 지금의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 산하 여의도연구원과 관련이 있었나 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의도연구원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여의도연구원 측으로 부터 '아니'라는 대답을 들었다. 본인들도 그쪽 업체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대답도 곁들인다.
여튼, '여의도 리서치'라는 회사야 그저 돈 받고, 무작위로 추출을 했든, 의도적으로 수집했든, 그런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대며 어떻게든 결과를 내려 드는 기계적인 행동을 하는 것일게다. 그러니 이쯤되면 도대체 '누가' 이 조사를 '왜'하려 하는지가 궁금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전화를 끝까지 받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없다. 그러므로 내가 고집을 꺾지 않는 이상 내용 자체를 알 길이 없기에, '누가' 이 조사를 '왜'하려 하는지에 대해 추측 조차 할 길도 없을 것이다.
어디서 누가 무엇을 위해 여론조사를 하는것인진 몰라도, 정 '여론'이란게 무엇인지 알고 싶거든 오늘 저녁부터 각 음식점이나 주점 돌아다니면서 소주 한잔 마시며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좀 나눠보시기를 바란다. 국회 '국정'감사에 겨우 아이돌 연예인 불러다가 우쭈쭈 해주는 일 따위가 '국정'감사인 대한민국 정치의 이 저질스러움엔 전화 받고 대답 해주는데 쓰는 에너지 조차도 아깝다.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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