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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生の跡

릴리 프랭키라는 사람.

by 이웃집박선생 2024. 10. 11.

 

일본인이다. 최근들어 주로 배우로 활동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그냥 전업배우인줄만 알았는데, 이 사람 말 그대로 가지가지 하고 사는 사람이다. 

릴리 프랭키의 본명은 나카가와 마사야中川雅也이다. 기타큐슈 출신인데, 도쿄의 무사시노미술대학으로 진학하였다. 그리고 20대 중반에 소설을 썼는데 그게 대박이 났다. 그 제목은 바로 <도쿄타워>, 엄청난 인기를 누렸기에 드라마와 영화로까지 만들어지게 된다. 그냥 인기를 누린 정도가 아니라 일본 현대문학사상 가치가 있다고 평가될 정도라 한다. (사실 영화는 봤지만, 원작 소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다 2010년대 들어서는 배우로서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모습을 보이곤 한다. 드라마 <심야식당>에도 교자집 사장 역할로 잠시 얼굴을 비춘 적이 있고, 그 뒤로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계속 출연한다. 지금은 거의 전업 배우라 보아도 좋을 수준으로, 다른 활동보다는 배우 활동에 전념하는 것 같다.

릴리 프랭키 이 사람, 뭔가 엄청 잘 생긴 얼굴은 아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은근히 정감이 가는 페이스다. 맘씨 좋은 옆집 동네 형님 또는 삼촌을 보는 기분이 든다. 목소리도 꽤나 좋은 편이고, 딕션이 좋아 대사 알아듣기도 편하다. 또한 연예인이 아닌 실제 사적인 인물로서의 성격도 매우 유한 성격으로 알려져있는데, 성격 이외의 가족 관계 등에 대한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 보거나 들어보진 못했다. 

이쯤에서 이 사람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지 계속 궁금해지는데, 글도 잘 쓰고(아니, 잘 쓰는것을 넘어서 작가 맞다.) 입담도 좋아서 일본 예능프로에도 자주 나타나고, 연기도 잘 하고, 원래부터가 미술 전공이니 그림도 잘 그리고. 도대체 못 하는것이 무엇인 사람인가.

연기 역시도, 촐싹대는 코믹한 캐릭터부터 진중하고 감정의 동요 거의 없는 역할, 심지어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도쿄 사기꾼들>에선 경찰 역할도 어색함 하나 없이 소화를 해낸다. 도대체 이 인간, 뭐 하는 양반인거야...

'롤 모델'이라는 것은 함부로 설정해선 아니되지만, 어찌됐든 난 언제부턴가 릴리 프랭키 상을 롤 모델로 설정해놓고 살고 있다. 이 양반은 돈 때문에 가지가지 하면 사는게 아니라, 모든걸 다 '즐기고' 사는것 같아서다. 나도 돈 많이 버는거 좋아하고 관심이 있긴 한데, 즐기고 음미해야 하는 때에도 돈 생각만 하면 피곤하다보니 그냥 나도 이 양반처럼 인생을 '즐기고' 살아봐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 퇴근한 후, 이 사람이 나온 영화를 한편 봐야 할 것 같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연출작들 중 하나를 골라보도록 할까.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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