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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幻の光

장 뤽 고다르, <국외자들 Bande A Part>

by 이웃집박선생 2024. 10. 22.

아직 과문하지만,

- 장 뤽 고다르 감독은 불과 2년 전 스위스에서 '조력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어차피 91세의 천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스위스는 말년에 고다르 감독이 머물렀던 곳으로, '조력 자살'이 법으로 허용이 되는 나라였으니. 우리나라 형법의 '자살방조죄'가 있는것에 비하면 참 신기하다 느껴지는 부분이다. (아니, 어쩌면 한국에서는 '타살'이라 볼지도 모를 일이다.)

- '누벨 바그'라 말 하지만 그냥 new stream이다. '새로운 물결'이란 뜻이고, 그냥 기존과는 다르다는 의미라고 눙쳐도 크게 무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세상을 떠난지 2년, 그리고 <국외자들>이 만들어진지 60주년 된 기념으로 우리나라에서 재개봉했다 하는데 이제서야 처음으로 이 작품을 본다. 1964년에 만들어졌으니, 지금 볼때 엉성해보이는 것은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다. 처음엔 '이해'를 하려 들었으나, 이내 이해하기를 포기하게 되었지만 그저 일단 보이는 것에 오감을 맡기려 했다. 그러자 이내 중간중간 피식피식 웃으면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된다. 

- 아, 이래서 프랑스영화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있는거구나, 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여전히 과문한 점이 많다. 그럼에도 그냥 보다보니 조금씩 스며들어 헬렐레거리는 내 스스로를 재발견한다. <생활의 발견>보다 더 무서운 부분이다. 린위탕이 그런 책을 썼건, 홍상수가 그런 영화를 만들었건, 박정현이 그런 노래를 불렀건 그건 중요한게 아니다. 

- 영화를 본 곳은 서울 이화여대 캠퍼스 내에 있는 독립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대기하던 중 중간고사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을 보았고, 조금씩 소홀해지고 나타해지는 인생에 약간의 자극을 받고 돌아왔다. 저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이 소위 '참공부'이건, 시험 성적을 위한 공부이건, 무언가에 열중하고 파고들고 있는 그 모습 자체로도 자극이 되었다.

- 사실, 지금 '목표'라는게 없다. 스스로도 이제는 조금씩 자신있게 밝힐 수 있을 정도로 욕심 몇 가지를 내려놓고 살고자 노력중에 있고, 그 노력이 어느정도 빛(?)을 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웃의 눈치를 보고 스스로에 대한 상대평가 칼질 하는 것을 그만두기 시작했다. 일단 이정도만 해도 성공한 인생이라 감히 평가는 해보려 한다. 아, 자자. 졸립다.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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