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묘한 맛을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
제품명은 '스파게티'라 하지만, 어느 누가 이를 스파게티라 할 수 있을까? 차라리 일본에서 개발된 나폴리탄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면 정상참작 정도는 될 수 있겠다. 오뚜기 역시 이것을 '스파게티'라 이름 짓지 말고, 로만 제노안 오스티안 바리안 베네치안 등 이탈리아에 있는 도시 이름 하나 적당히 갖다 붙여 만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것의 제품명은 '스파게티'지만, 이것은 스파게티가 아니다. 이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음식 스파게티가 아닌, 오뚜기에서 만든 고유명사로서의 '스파게티' 그 자체다. 이 기묘한 맛을 가지고 있는 제품은 우리 곁에서 쉽게 찾아 먹을 수 있다.
기묘한 맛. 맛이 없고, 혐오스럽단 뜻이 아니다. 정말로 기묘해서, 한번 먹고 돌아서면 은근히 다시 찾아먹고싶은 묘한 중독성이 있다는 의미다. 학부생 시절 시험 볼때 마다 유급을 걱정하며 이것을 여러개 사다 쌓아놓고 자취방서 공부하면서 먹던 기억부터,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면 찾게되는 그 묘한 맛.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아니하고, 학부생 시절 단 돈 딱 천원에 구입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도 지나간 세월을 생각해보면 그리 가격이 오르지 않은 신기한 제품이다. 고로 오늘 저녁은 이거다. 내 나이 3X, "오뚜기 스파게티"가 끌린다.
앞서 말했듯, 이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이탈리아 음식 스파게티가 아니라 '스파게티'라는 고유명사 그 자체로서 오뚜기의 제품으로 봐줘야 알맞다. 일본의 나폴리탄같지 않다 하여 이 제품에 눈을 흘기지 말아달라.
부탁드린다.
맛있으니까, 용서하시라.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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