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은 나중, 지금은 지금!" 「今度は今度、今は今。」
인생은 딱 한번뿐이니, 아무렇게나 계획없이 멋대로 살자는 소위 '욜로YOLO'를 말하는게 아니다.
본인 스스로가 매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내는 하루는 소중하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뻔한 이야기다.
그래. 심히 뻔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매일 자신이 겪는 '루틴'이 뭔가 지겹고 짜증난다 느낄때면 이 영화를 보라 자신있게 말해주고 싶다. 그 뻔한 이야기를 야쿠쇼 코지라는 일본이 낳은 불세출의 명배우가 '몇 안되는' 대사. 그리고 절제된 몸짓, 표정 등을 통해 이야기해준다. 야쿠쇼 코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야쿠쇼 코지니까 할 수 있는 연기로서 말해준다.
권위에 기댄 오류를 범하려는게 아니다.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이 왜 야쿠쇼 코지를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했는가는 이 영화가 스크린에 상영되기 시작한 순간 부터 더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일상을 사는 도쿄 시부야의 화장실 청소부의 모습으로, 때로는 변주한다. (어, 이거 홍상수 영화같-긴 한데, 또 홍상수 감독 영화 스타일과 빔 밴더스의 스타일이 같다고 보긴 좀 어렵긴 하다- 마는) 그냥 누군가가 사는 모습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데 그저 의의를 두면 그만이다. 매일 오전 일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며 바라보는 나무 수풀 사이의 햇살 마저도 소중하게, '지금'을 소중하게.
일상은 소중하다는 것, 누가 몰라 그런거. 정말 뻔하긴 뻔한 이야기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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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야쿠쇼 코지의 미소. 오랫동안 격조했던 조카와 여동생 등의 등장으로 보여지고 시작되는 약간의 변주. 에모토 토키오와 안도 타마에의 짧지만 맛깔나는 명품 조연. 전신에 퍼진 암 종양으로 일상을 조만간 잃어버리게 될 역할을 맡은 이, 미우라 토모카즈의 담백한 연기 등등. 모든것이, 그 모든것이 지금 숨쉬는 이 순간을 가치있게 만들어 주었다.
무언가 짜릿한 경험을 위해 이 영화를 찾지 않기를 바란다.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위해 이 영화를 찾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나처럼 무언가 일상이 따분하다 느낀다면, 그때 보자.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인간의 삶은, 지금 눈뜨고 숨쉬는 '지금'이 '가장 최신'이라는 것.
이 '최신'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
구태여, 애써서 '완벽한 날'을 찾고 만들려 들지 말자는 것.
'지금'이 바로 너와 나 우리의 '완벽한 날' - 퍼펙트 데이 라는 것.
그렇게 매일 매일이 '완벽한 날'이니, 모여서 '완벽한 날들' - 퍼펙트 데이'즈'라는 것.
그렇게 우리 모두의 삶은 완벽하다는 것.
2024.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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