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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星の声

Mendelssohn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

by Fred.Park 2015. 6. 19.



지긋지긋한 기말고사도 거의 끝이 보이는 마당에 아무 생각없이 정경화의 바이올린 협주곡 CD를 집어들었다. 애호가들 사이에선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을 꼽으라면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또는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이야기 한다. 세계 5대 바이올린 협주곡을 꼽으라 하면 여기에 브루흐까지 추가를 한다 카더라.

어차피 음악이란건 듣고 즐기고 기분이 편해지는게 본질 아니던가. 물론 클래식 음악은 '알고 들을 수록' 즐거움이 배가 되기는 한다만, 음악은 어디에서 지식을 자랑하고자, 나 이만큼 안다, 나 이만큼 품격있다 자랑려는 하는 수단이 아니다. 음악이란 소리의 진동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본질은 그것이다. 클래식 음악에 따르는 지식은 그 소리의 진동을 조금 더 깊이 느끼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멘델스존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생일선물로 '악단'을 꾸려줄만큼 경제적으로 부유했고, 사회적인 위치 역시 탄탄했다. 그 때문에 동료 음악가들로부터 고생을 모르고 자랐다, 음악에 인생의 깊이와 고뇌가 없고 경박하다는 핀잔, 혹은 시샘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환경이 곧 멘델스존만의 음악을 만들었다는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오늘날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장조와 단조의 차이를 설명하라면 "장조는 비교적 밝고, 단조는 좀 어둡지 않나?"라고 대답할 수는 있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조성은 마 단조(E Minor)이지만 1악장에서 3악장으로 가면 갈수록 '침울하다', '어둡다'는 느낌을 말끔히 지워준다.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그게 바로 멘델스존이고 그의 음악이다. 그 덕분에 이 작품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여왕"이란 영광스런 별명을 갖게 되었다.[각주:1]

특히 정확하면서도 활을 놀리는 힘의 완급조절이 미친듯이 정교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카덴차cadenza 덕분에 이 CD를 집어들었단 사실에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내 귀도 무엇이 좋은 소리인지를 아는구나,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고 피식 웃는다.


  1. 바이올린 협주곡의 '왕'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알려져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