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5 [부천뉴스 칼럼] "잠"은 인간이 누리는 최고의 일상이다. 부끄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자랑스러운 이야기 또한 아니다. 나의 유년시절 이야기다. 나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부모님 사랑 잘 받고 평범한 가정에서 지내왔던 기억은 있다. 헌데, 1997년 거의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이 그러했듯 우리 가족도 IMF 경제 위기에 휩쓸려 가세가 심각하게 기울게 되었다. 여기에 불미스러운 가족사 몇 가지가 겹치게 되었고, 부천으로 전학오기 전 까지 서울 곳곳의 허름한 상가에 딸린 단칸방 또는 반지하방을 전전하며 산 적이 있었다. 서울 마포의 너른 마당이 있고, 대추나무가 있는 텃밭도 있었던 쾌적한 집을 떠나 누가 봐도 열악해 보이는 단칸방이나 반지하방에 살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살게 되었다. 특히 마포 대.. 2025. 5. 9. 그래, 좀 너그러워 지자. 라멘을 참으로 좋아라 한다. 쇼유 라멘은 더 좋아한다. 이란 라멘집을 정말 좋아한다. 본점은 부평에 있지만, 인천 구월동에도 분점을 내었고, 최근 우리 집 근처 마곡에도 분점을 내었다. 인천 구월동 2호점까지 찾아가서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가게이고, 좋아하는 쇼유라멘이다. '최고'의 라멘은 아닐지언정, 또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먹는 맛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지언정, 한국에서 쇼유라멘으로 이런 정도의 맛을 낸다는 것 그 자체가 훌륭한 가게라 할 수 있겠다. 헌데, 마곡점은 이제서 솔직히 말하지만, 가끔 직접 찾아갈 때도 그렇고 배달을 통해 먹을때도 약간의 부족함이 보이긴 했다. 가게를 직접 찾아가보면 매장 규모에 비해 직원의 수가 적다. 조리하는 사람이 서빙이나 식기 세척 등, 다른 일까지 .. 2025. 5. 3. 강준만, <개천에서 용 나면 안된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 되어야지?" - 거짓말 안 보태고, 나는 매우 어린시절부터 저 말에 물음표를 안고 살아왔다. 나도 소위 '우등생'이라 불리웠던 놈이었지만, 딱히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어떤 사람'이 '훌륭한'것인지에 대해서 그 누구도 딱 떨어지는 대답을 해주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애초에 가지도 않게 되었다. 오직 물음표만 가득할 뿐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나쁜건 아니다. 다만 숫자로 쓰여지는 학과 성적만이 '공부'의 의미로 축소되고, 오직 '타인을 무시할 권리'를 가지려 아둥바둥 애쓰고 사는게 훌륭한 삶이라 치환이 되었다는 생각이, 한 스무살쯤 부터 슬슬 들기 시작했다. 정석 수학 문제를 풀고, 수능 모의고사 시험지 문제를 푸는 것 만이 공부인가? 전.. 2025. 4. 10. 마츠시게 유타카, <고독한 미식가 : 더 무비> ※ 주의: 스포일러 있음.# 0. 나의 한줄 평(評) : "결국 '맛'으로 이어지는 마음과 마음."# 1. 혹은 나에게 이 영화에 대한 다른 한줄 평을 쓰라면 "마츠시게 유타카(松重 豊), 아니 이노가시라 고로(井之頭 五郞)상의 한국 팬들을 위한 종합 선물세트" 라고 표현하고 싶다. 오래 전 명절이나 어린이날 등에 꼭 받고 싶었던 롯데 과자 종합 선물세트를 이노가시라 고로상 같은 삼촌에게 받은 뒤, 앞에서 바로 보따리를 풀어보며 기뻐하는 조카가 된 기분이었다.오지상!- 아리가또..!!# 2. 故 타니쿠치 지로, 그리고 쿠스미 마사유키의 원작 만화에서부터 TV도쿄의 시즌제 드라마, 특집 장편 드라마판 를 거쳐 영화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머나먼 여정이었다. 특히 이 영화는 결국 주연배우 마츠시게 유타가 본인.. 2025. 3. 29. 사바카레 サバカレ─ .집에 머무는 시간, 그 자체가 있을 수록. 또 길어질 수록 집에서 무언가를 '해먹는' 일 또한 잦아지게 된다. '집'이란 그저 몸을 누이고 잠시 '잠'으로서 죽음에 이르렀다 다시 살아나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기에. 어찌되었든 내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생활하는 가장 기초가 되는 공간이기에, 여기에서의 삶의 질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차대한 일일 터.무언가를 해먹는 일은 그 중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어차피 30대 독신 남성이라, 집에서 편한 차림으로 부시시 하게 있어도 그 누가 무어라 하는 사람 없고, TV를 켜든 컴퓨터 앞에 앉아있든. 그리고 거기서 게임을 하든 영화를 보든 그 누가 나에게 무어라 할까. 그러나 먹는 일에 대해선 타협이란 있을 수 없는 법이다.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배달 앱을 통해 시.. 2025. 3. 11. '봇'들아, 정성을 좀 다 해봐. 졸필이나마 뭔가 기록하고픈 욕심에 블로그를 만들어 두었다. 바로 여기다. 그리고 간간이 무언가를 기록한다. 진정으로 혼자서만 내가 내 글을 들춰볼 요량이었다면, 혼자서만 볼 수 있는 파일로만 남겨두거나 손으로 써서 집에 보관해뒀겠지. 결국 누군가 최소 한 사람 정도는 봐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써두는게 사이버 공간에 글을 쓰는 행위일게다.지금 여기 블로그의 플랫폼은 티스토리다. 이 공간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블로그가 아니기에, 광고 그 비슷한 것 일체 달아두지 아니하였다. 헌데 간간이 해시태그로서 내가 쓴 글과 관련된 내용을 키워드로 집어넣으면 '봇'(bot)들이 와서 내 글을 잘 봤노라며 낯뜨거운 칭찬을 남기고 "광고 꾹 누르고 간다^^"며 자기 블로그도 방문해달라고 한다.앞서 말했듯 나는 영리.. 2025. 3. 11. 이전 1 2 3 4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