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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냄새 本の匂

리사 앳킨스, <이 모든것은 자산에서 시작되었다>

by Fred.Park 2024. 4. 21.

언젠가,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술을 마신 적이 있더란다. 이 친구들은 모두 내 학창시절, 또는 유년시절의 모습과 나의 전반적인 '백그라운드'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므로 과거든 현재든, 또 미래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들이다.

그 때는 코로나는 커녕, 우리 모두가 한참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던 시기. 대략 7~8년여 전 되시겠다. 그때 친구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 각각의 소주제들이 바로 이러했다. 술에 이빠이 취한 상태로. 그런데 그때 우리가 이야기 나눈 것들이 정말 현실 그 이상이 되어버렸다.

- 언젠간 금수저 백수 커플의 전성시대가 올 것이다. 개천에서 용은 커녕 송사리 한마리가 스스로 알 껍데기를 뚫고 태어나도 장하다 할 시대가 올 것이다. 어차피 남자나 여자나 어느정도의 '상승혼'을 노리고 자기계발을 하고 자시고 지랄병들 터는거야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노골화될 것이다. 또한, 남자건 여자건 어떻게든 '물려받을 것'이 있는 사람에게 더욱 끌려 혼인을 하는 일도 많아질 것이다. 개인 한 사람이 고학력 고소득라 하더라도 물려받을게 없는 사람은 도태될 것이다. 전문직 또는 고학력, 엘리트라 하더라도 금수저 출신과 은, 동, 흙수저 출신으로 당장은 '같은 자리'에 있는것 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자산유무에 따른 계급의 격차. 그러한 유리벽, 유리천장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학벌은 이제 아무런 의미없다. 부모에게 물려받을게 있는 놈들의 세상이 되겠지. '공부'로 무언갈 하려는것은 이제 의미 없다. '노오력'은 필요없다. -

.... 등등등
결국 우리 모두는 다음 할 말을 다 하지도 못하고 그저 소주잔이나 비울 수 밖에 없었다. 감칠맛 깊어야 할 돼지내장 술국의 국물은 그날따라 유독 짜고 씁쓸했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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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산'의 격차가 이후 세대, 그리고 또 이후의 세대.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개인의 삶을 가르고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되어, 결국 제아무리 '노오오오오오오....오력'을 해도 뚫고 깰 수 없는 유리천장, 유리벽이 존재할 시대. 그나마 우리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 현상이라는 점에 그저 '안도'하면 그만일까? 나도 아프고 너도 아프고, 그냥 다 아프니까 덮어두고 그냥 지나가겠지, 하면 그만일까?
창석이형의 추천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 다 읽고도 너무 입 안이 쓰더라. 환자가 뜸한 때 틈틈이 읽은 또 하나의 책이었다.
자격지심, 피해의식 등은 '내 자신'과 '주변'을 위해 깔끔히 내려놓음이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쓴맛이 나는 현실을 쓴맛이 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지 않은가.

2024. 4. 21. 

>> 제대로 된 '독후감'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일단 적어본다. 글은 비문도 많고 너절해보일진 몰라도, 내 나름대로는 읽고 난 후의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