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환상의 빛 幻の光

카나자와 토모키,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 통조림>

by Fred.Park 2023. 7. 14.

 

어제 심야영화로 선택한 이 작품,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 통조림>
일본어 원제, <사바캉サバカン>

집 바로 앞에 롯데시네마가 있으니 망정이지,
그 짧은 거리에서도 그 비를 뚫고 가는것도 솔직히 좀 버겁긴 했다.

심야시간대인데다가 그리 자극적(?)인 작품은 아니다보니,
상영관 안엔 나 혼자 뿐이었다. 180석이 넘는 영화관 하나를 통째로 빌려 '혼자'보는 느낌은 그 전에도 자주 느껴본 적이 있긴 했다만, 어제는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쾌감을 느꼈달까.
야, 내가 이 폭우를 뚫고 와서 이곳을 '정복'했다! 는 성취감?

-

영화 작품 자체는 앞서 말했듯 '자극적'인 작품이 아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찾아 보는 사람도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일본문화, 일본영화에 관심이 있는 나 같은 사람들 정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니 당연히 '일본스러움'이 스며있긴 한데, 언제나 그러하듯 잔잔하게, 입꼬리를 잠시 행복하게 올릴 수 있는 작품 정도는 되어주었다. 정말, 말 그대로. '일본스러움'이 잘 스며든 '일본스러운' 작품이었다. 친구 사이에도 우리 한국인들과는 다른 묘한 거리감을 두면서도 짙은 우정을 쌓아가는 일본인들의 인간관계. 아주 가끔 생각 날 때 마다, '감성충전'이 필요한 때라면 한번 씩은 다시 돌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한국에선 큰 흥행을 할 만한, 그리고 흥행을 한 작품은 아니었기에 곧 한국의 영화관에선 간판이 내려가게 될 것 같다. 집 앞 김포공항 롯데시네마 역시, 내가 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그러나 언제든 생각나면 돌려볼 수 있기를 바란다. OTT에서든, 아직도 '디지털 속의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DVD, 블루레이로든.

- 연출상의 아쉬움이 몇 가지 남지만, 내가 감독은 아니니 오프라인 술자리 안주꺼리 정도로 남겨나 두련다.

2023/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