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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世の中

우리 모두는 그저 '인간'으로 태어났을 뿐인데,

by Fred.Park 2024. 3. 25.

 

 

지금도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어느 감자칩이 있다. 과거 그 제품 광고에서 '불량감자'라는 말을 꺼낸 적이 있었다. 감자를 의인화하여 내보낸 광고 속 배우들 중, 빼어난 외모를 가진 이들은 '일등감자'라 불리우며 그 회사가 판매하는 과자에 잘 쓰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대로 못생긴 배우들은 '불량감자'라 불리우며, 과자가 되어 팔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감자탕 집으로 끌려가며 "난 감자탕 되기 싫은데..."라고 꿍얼거리는 모습, 또는 '불량감자' 역할을 맡은 이들이 노래방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날때부터 불량감자 아니었단다-"라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게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최근 '왕의DNA'를 운운하며 교사에게 몹쓸짓을 한 어느 공무원 문제가 떠올라서였다. 또 내가 억울하면 세상이 죽어줘야 하며, 내가 죽게 되면 세상은 나를 위해 국장國葬을 치러주어야 한다고 진지하게 믿는 이들이 떠올라서였다. 동등한 응대를 해드렸음에도 간혹 내가 미워서 이러느냐 울먹이면서까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도 잠시 머릿속에 떠올라 지나갔다. 무엇이 우리 모두를 이렇게 억울하게 만든걸까. 


다들 날때부터 불량감자 아니었다. 반대로 다들 날때부터 일등감자였던것도 아니었다. 무엇에서부터 시작된 문제인진 나는 잘 알 수 없지만, 어떻게든 선을 그리고 넘어오지 말라며 외치는 이들, 억울하다는 이들의 비명, 기-승-전 죽겠노라 하는 이들의 신음소리. 그 모습과 음성을 보고 듣기가 더이상 피곤해진다. 

-는, 점심 휴게시간을 틈 탄 공허한 말.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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