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한 번, 나의 이 블로그 공간에서 다룬 적 있는 영화였지만,
오늘, 2026년 3월 18일. 서울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어 생각이 나 한번 더 떠올려본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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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그리고 '새 학기' 하면 바로 생각나는 영화, 이와이 슌지의 <4월 이야기>이다.
북해도에서 쭉 살아온 니레노 '우즈키'(楡野 卯月)라는 여학생. 뜬금없이 도쿄에 있는 무사시노대학으로 가겠다 한다. 이유는 천천히 밝혀진다. 고교시절부터 짝사랑했던 선배가 진학한 곳으로 따라 간 것.
선배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점을 자주 들락거리다 결국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비가 억수로 내리던 날, 선배는 우산을 빌려준다. 서점의 손님들이 실수로 두고 간 우산들 중 하나였다.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망가진 우산. 별의 별 것들이 다 있었다.
멀쩡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우산 말고, 선배가 건네준 우산을 빌려 쓰고 돌아가며 '우즈키卯月'는 말한다.
"이걸로 됐어요!", (이걸로 좋아요)
이윽고 말을 살짝 다르게 한다.
"아니에요. 이게 좋아요!"
두 사람의 연(緣)이 끝내 연인의 관계로 이어지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내가 '무조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가 건네준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다'는 그 천진난만한 미소. 어정쩡한 우산을 쓰고 비를 쫄딱 맞아가면서도 나오는 그 진실된,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웃음은 어찌 할 수 없는 것이었는지...
일본은 우리 한국과는 달리 4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여 주인공 이름인 니레노 '우즈키'의 '우즈키'가 바로 일본의 옛 표현 식으로 '4월'을 의미한다. 십이지의 네 번째, 즉 4월. '토끼' 그래서 '우즈키'卯月인 것이다.
비가 오는 어느 새내기 대학생의 이야기이기도, '우즈키'의 이야기이기도. 그래서 '4월 이야기'. 오늘 같은 날 딱 보기 좋은 영화이니, 퇴근하고 봐야 하겠다. 새내기 시절의 그 순수함, 설렘이 다시 떠올라서도 그렇고, 그때 가졌던 어떤 특정한 여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순수한 감정을 다시 떠올리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67여분의 짧은 영화이지만, 여운은 그때보다 더욱 길게 남을 것 같은 오늘이다.
202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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