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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星の声

주샤오메이朱曉玫의 바흐 프랑스 모음곡. Zhu Xiao-Mei, Bach - French Lines

by Fred.Park 2022. 10. 14.


1. 중국인 피아니스트를 떠올려보라 하면 랑랑, 유자 왕, 윤디 리. 범위를 넓혀 화교 출신들 까지를 따져본다면 케이트 리우 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들. 클래식 음악 스타들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 수많은 고통을 이겨낸 선배 음악가들이 있었으니,

2. 1949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주샤오메이朱曉玫는 말 그대로의 인간승리와 대기만성의 표본이자 귀감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음악가다. 중국 문화혁명 당시, 클래식 음악은 서양의 부르주아 문화라 낙인찍히고, 악보는 불태워지고, 음악가들은 반동분자로 찍혀 목숨을 잃거나 중국공산당에 의해 '교화'되어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절대로. 줄이 다 끊어진 피아노를 끝까지 붙잡고 연습 또 연습했고, 어렵사리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도 웨이트리스, 청소부 일까지 해가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삶에서 놓지 않았다. 그렇게 온갖 고통을 이겨내고 남들보다 매우 늦은 나이, 45세. 프랑스 파리에서 피아니스트로 '데뷔'하고, 50세에 피아니스트로서 첫 음반을 녹음한다.

3. 바흐 프랑스 모음곡 6개 작품들 중, 2번과 5번을 가장 좋아한다. 아니 '애정'한다. 출근하자마자 저 두 작품만 계속 돌려 듣고 있다. 또, 특히나 5번 마지막 '지그Gigue'는 출근하면서 계속 돌려들었다.
그것도 주샤오메이의 연주로.

4. 최근 런던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사망한 중국인 피아니스트 푸총傅聰 역시 문화혁명 때문에 부모를 잃은 비운의 음악가였다. 이 양반에 대해서도 조만간 이야기를 좀 풀 일이 있지 싶다. 사실 주샤오메이는 알고 있었어도, 푸총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가 최근들어 그의 녹음을 찾아 들어보는 중이니.

2022.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