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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작가이원론, 1. 친구들중에도 홍상수 감독 영화 좋아한다 하면 나더러 불륜저지른 사람 작품을 왜 보느냐 등등 타박하는 이들이 몇 있다. 그들의 생각도 충분히 이해는 되며, 내가 봐도 이후로 작품 속의 대사나 인물의 손짓 발짓 등을 통해 자기 변호를 하려는 느낌도 많이 받곤 있으니, 2. 홍 감독님의 일을 '옹호'할 생각도 없지만, 그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그의 가족들이지 '내'가 아니란 생각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일단은 작품은 작품으로 볼 뿐이다. - 어지간하면 나는 '왜'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는가에 대해 이처럼 대답을 해주면 날더러 불륜 작가/감독의 작품을 왜 감상하느냐 따져 묻던 사람들도 일단 나를 이해는 하게 된다. - 3. 살짝의 비약일 수 있겠으나, 김기덕 감독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겠다... 2024. 4. 8.
러닝머신 우리가 흔히 러닝머신이라 알고 있는 운동기구가 있다. 이 운동기구의 정식 명칭은 트레드밀(treadmill)이다. 트레드밀의 어원은 tread(밟아서 뭉개거나 으깨다)와 mill(방앗간)의 합성어이다. 트레드밀은 19세기 영국에서 발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트레드밀은 죄수들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밀, 곡식 등을 빻아 제분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형벌의 도구'이다. 죄수들은 하루 일정 시간 동안을 트레드밀 위를 달리며 곡식을 밟아서 빻아야만 했다. 제자리 달리기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운동으로서의 효과, 또는 신체적 변화는 예나 지금이나 다른 건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죄수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기구라고 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애석하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감옥 등의 밖에서 일상을 영위.. 2024. 4. 2.
호르디 사발 Jordi Savall, <멘델스존 교향곡 4번 : 이탈리아> 2024년, 새해 들어 두 번째의 음반 구입이다. 멘델스존 교향곡 제 4번, 카탈루냐 출신의 지휘자, 마에스트로 조르디 사발의 지휘로 연주된 1834년 개정판과 1833년 원전 버전 두 가지가 수록되어있다. 조르디 사발은 지휘자이기 이전에 음악학자로서 ‘재발견’의 최고 권위자이다. 미학적으로도 최고 정점은 ‘미묘한 차이’의 발견과 향유라 하는데, 고전음악 애호가들의 이 ’미학적 허영심‘을 한껏 채워주는 연주를 하는 이는 조르디 사발 선생님만한 분이 또 어디 계실까. 이탈리아 반도를 비추는 뜨거운 태양과 로마나 피렌체, 밀라노 같은 대도시 광장 분수에서 물이 솟아 뿜어지는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첫 악장, 말 그대로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로 시작하여 그 끝은 이탈리아남부지방의 전통 .. 2024. 3. 29.
결국 사람의 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맞춤 광고'의 최대 단점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트렌드'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그게 마치 세상의 전부인 것 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비슷한 의미로 유튜브도 그렇다. 단 한번이라도 클릭해서 들어가본 링크가 있으면, 그와 비슷한 것을 위주로 광고 또는 추천 영상으로 노출해주기 때문.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샤쓰-를 좀 사볼까 찾던 중이긴 했는데, 요즘 어떤 옷차림이 '유행'인지도 좀 알고 싶기도 했지만 SNS 노출 광고만으론 쉽지 않은 일이 될 것 같았다. 온통 비슷한 디자인, 비슷한 색상의 샤쓰 광고만을 내 눈에 보이게 만든다. '유행'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함은 당연한 일인데, SNS만으로는 이거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결국 손품 발품을 팔 .. 2024. 3. 29.
한 걸음 더 가보면 보이는 것들,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이런 범죄들에 본의 아니게 연루되거나 더 나아가 피해자가 된 사람들을 이젠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얼마전 까지 나는 이런 이들을 비웃기만 했다. 그러나 점점 갈수록 교묘해지고 치밀해지는 피싱 범죄자들의 수법을 보면서, 또 여러 피해사례들을 보고 듣고 읽고 접하면서 마냥 그들을 비웃을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특별히 뭔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나 역시도 언제든 그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비웃을 수 만은 없는 문제이다. 언제나 '왜'를 조금씩 생각해보면 경거망동하지 않게 된다. 최근엔 누구에게나 무작위로 문자를 보내어, 카카오톡이나 라인 특정 아이디를 등록하게끔 유도하는 불법 주식리딩방 초청이.. 2024. 3. 26.
우리 모두는 그저 '인간'으로 태어났을 뿐인데, 지금도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어느 감자칩이 있다. 과거 그 제품 광고에서 '불량감자'라는 말을 꺼낸 적이 있었다. 감자를 의인화하여 내보낸 광고 속 배우들 중, 빼어난 외모를 가진 이들은 '일등감자'라 불리우며 그 회사가 판매하는 과자에 잘 쓰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대로 못생긴 배우들은 '불량감자'라 불리우며, 과자가 되어 팔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감자탕 집으로 끌려가며 "난 감자탕 되기 싫은데..."라고 꿍얼거리는 모습, 또는 '불량감자' 역할을 맡은 이들이 노래방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날때부터 불량감자 아니었단다-"라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게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최근 '왕의DNA'를 운운하며 교사에게 몹쓸짓을 한 어느 공무원 문제가 떠올라서였다. 또 내가 억울하면 세상이 죽어줘야.. 2024. 3. 25.